[기고] 감염병시대 각광받는 유전자가위 기술
백신 개발과 세계적 접종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시대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은 이유는 최근 델타변이종의 출현과 관련이 크다. 향후 어떤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할지 모르며 백신 개발 속도보다 바이러스 변이 발생 속도가 더 빠른 상황이 한동안 지속된다면 당분간 힘든 시기를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 바이러스 변이 출현처럼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 변이를 통해 진화 및 다양성을 확보한다. 다른 측면에서는 다양한 유전질환이 발생한다. 유전질환 및 감염질환 유발 유전자를 교정함으로써 다양한 치료제로 사용되는 플랫폼 기술로서의 유전자가위 기술은 이제 연구분야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사용되는 핵심 기술이 되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CRISPR-Cas9' 기술은 202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하면서 그 파급력을 입증했다.
이 기술은 연구계의 판도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동식물 개발에도 큰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그에 비해 유전자치료제의 개발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이유는 CRISPR-Cas9 기술이 유전자치료제로 사용되기 위해 몇 가지 기술적 제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사이즈가 너무 커 바이러스(AAV) 전달에 한계가 있고 처음 의도하지 않았던 유전자를 변형하는 오프타깃 효과 또한 적지 않다. 많은 사람에게서 Cas9 항체가 존재해 유전자치료 시 면역반응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성 및 유효성의 문제가 상존한다. 높은 특허장벽 또한 상업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브로드연구소, 버클리대학, 빈대학 등이 개발한 특허 기술이 소수 바이오텍 회사에 배타적 권리 이양이 이루어짐으로써 산업적 접근 제약이 심하다.
생명연-진코어 공동 연구팀은 초소형 기술의 개발(CRISPR-Cas12f(GE))을 통해 이러한 기술적, 특허 문제를 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효율은 Cas9에 육박하며 오프타깃이 적고 면역학적으로도 안전하다. 원천특허 확보를 통해 유전자치료제도 가속화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들과의 협업도 가능하게 되었다. 플랫폼으로 보면 ZFN, TALEN, CRISPR-Cas9, CRISPR-Cas12a와 함께 다섯 번째 유전자가위 플랫폼을 확보한 기관이 되었다. 향후 다양한 유전자가위 산업을 촉진할 수 있는 핵심적 기술이다.
필자는 원천기술 개발 과정에서 기술개발-기술창업-기술이전-기술 최적화의 선순환구조가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음을 알리고자 한다. 해당 기술의 가장 큰 의의는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데 가장 특화된 기술이라는데 있으며 이러한 기술개발의 니즈는 산업 동향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그 이해는 창업을 통해 더 선명해졌다. CRISPR-Cas12f(GE) 기술이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러지(Nature Biotechnology)에 투고되었을 때 이점이 에디터를 설득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
파급력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매우 두터운 특허 조사와 특허 출원 과정이 수반돼야 한다. 여러 부처에서 다양한 사업화 지원프로그램과 특허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의 기술 확보를 돕고 있다. 중기부의 빅3 사업이 대표적이다. 각 부처의 투자연계지원사업, 한국특허전략개발원, 지역 테크노파크 등을 통한 특허 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고 그와 연계된 특허변리사들과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내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의 'KRIBB 바이오 스타트업 부스터'와 같은 연구원 창업 지원프로그램이나 기술사업화지원센터의 특허 지원프로그램도 큰 힘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통해 개발된 기술의 기술이전은 개발자에게 인센티브를, 이전 기업에는 기술실용화를 보다 촉진할 기회를 제공한다. 향후 CRISPR-Cas12f(GE) 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파생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럴 때 정부출연연구소와 수요기업과의 공동연구는 기술개발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속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기술 최적화를 통해 산업적 활용도를 높이고 더욱 파급력 있는 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다. CRISPR-Cas12f(GE) 기술 및 향후 파생될 다양한 기술을 통해 지금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과 건강을 찾게 해줄 것이다. 아울러 생명연의 위상을 높이고 나아가 한국 바이오의 경쟁력에 이바지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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