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여담] 疑人勿用 用人勿疑(의인물용 용인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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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할 의, 사람 인, 말 물, 쓸 용.
"황제가 말하기를 사해 안이 모두 짐의 신하이거늘, 만약 분별하여 대우한다면 어찌 일체가 되겠는가. 속담에 말하지 않았는가, 사람을 의심하면 쓰지말고 사람을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고(上曰 四海之內 皆朕臣子 若分別待之 豈能致一. 諺不雲乎 疑人勿使 使人勿疑)." 명심보감(明心寶鑑)에도 '의인막용 용인물의(疑人莫用 用人勿疑)'라는 문구가 있다.
선택하기 전 심사숙고하고, 선택한 인물에 대해서는 의심치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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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할 의, 사람 인, 말 물, 쓸 용. '사람을 의심하면 쓰지 말고, 썼거든 의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금나라 역사서인 '금사'(金史) 희종본기(熙宗本紀)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황제가 말하기를 사해 안이 모두 짐의 신하이거늘, 만약 분별하여 대우한다면 어찌 일체가 되겠는가. 속담에 말하지 않았는가, 사람을 의심하면 쓰지말고 사람을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고(上曰 四海之內 皆朕臣子 若分別待之 豈能致一. 諺不雲乎 疑人勿使 使人勿疑)." 명심보감(明心寶鑑)에도 '의인막용 용인물의(疑人莫用 用人勿疑)'라는 문구가 있다.
이는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으로도 유명하다.
1938년 당시 28살의 호암은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서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의 문을 열었다. 한 달 후 호암은 와세다대학을 함께 다녔던 친구 이순근을 지배인으로 앉혔다. 요즘으로 치면 전문경영인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호암은 그에게 거의 모든 업무를 맡겼다. 두 사람은 도쿄 유학시절 하숙방 룸메이트였다. 당시 와세다대학은 도쿄제국대학과 함께 사회주의의 온상이었다. 이순근은 운동권 학생이었다. 호암은 이순근을 따라 가두시위에 나갔다가 짧은 구류를 살기도 했다. 이순근은 1932년 반제(反帝)운동을 도모하다 5년의 옥고를 치렀다. 출옥했지만 불령선인(不逞鮮人) 딱지가 붙어 직장을 잡을 수 없었다. 호암은 그에게 사업을 도와달라고 제안했다. 이순근은 삼성상회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특히 이순근은 종업원들에게 각별한 신경을 썼다. 최선을 다해 최고의 대우를 해주었다. 당시 그런 고용주는 드물었다. 노사가 일치단결하면서 회사는 순풍에 돛단 듯 커나갔다.
'의인물용, 용인물의'라는 호암의 인재관은 이때부터 싹텄다. 후에 호암은 자서전에서 "의심이 가거든 사람을 고용말라. 의심하면서 사람을 부리면 그 사람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 일단 채용했으면 대담하게 일을 맡겨라"라고 했다. 이순근은 해방이 되자 여운영이 이끄는 건국준비위원회로 들어가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월북했다. 남쪽에서 대사업가로 성공한 호암은 북에 있는 친구를 자주 그리워했다고 한다.
내년이면 나라의 명운을 책임질 최고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용인(用人)은 어렵다. 선택하기 전 심사숙고하고, 선택한 인물에 대해서는 의심치 말자. 그러면 잘 굴러가게 되는 법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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