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목숨을 건 사랑 '커피'
고리오 영감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대문호 발자크는 유명한 커피 애호가였다. 가난한 평민이었던 그는 한스카 백작부인과 교제를 시작하면서 그녀에게 걸맞는 재산과 명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하루에 15시간씩 글을 쓰기 위해 매일 50잔 정도의 커피를 마셨다. 1841년 한스카 백작이 사망하면서 백작부인은 재혼이 가능해졌지만 발자크가 평민이고 백작부인의 재산을 노린다는 비난 때문에 결혼에 실패한다. 그러자 더 많은 커피와 저술 활동에 몰두한 끝에 1850년 드디어 결혼에 성공했지만 심할 때는 하루 100잔까지도 커피를 마시면서 건강을 해치고 심한 카페인 중독에 시달렸던 그는 결국 결혼 5개월 만에 사망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20년 기준으로 1.8kg으로 세계 57위로 중간 정도지만 카페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는 미국, 중국에 이어 43억 달러로 일본보다 큰 규모이다. 이렇게 커피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커피에 대한 예찬론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선 대표적인 효과로 단기 기억을 증진시키는 각성작용이 잘 알려져 있다. 그 밖에도 우울증 감소, 치매 예방, 담석증, 간암을 포함한 항암 효과, 심혈관 질환 감소, 당뇨병 예방 및 자궁내막염 감소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커피 애호가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이는 항산화 물질인 카페인과 폴리페놀과 같은 유익한 성분이 작용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점이 문제이다. 우선 가장 효과적이라는 각성작용의 경우 지속적으로 커피를 마시면 처음 커피를 마시기 전보다 각성작용이 떨어진다. 커피를 계속 마셔야 겨우 평소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점점 더 많은 커피를 마시거나 아니면 일정 양을 마셔야 겨우 평소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반면에 수면의 질은 떨어져서 잠을 자도 개운한 느낌이 들지 않게 된다. 평소에 커피를 마시지 않다가 꼭 필요할 때 한 잔씩 마시는 것이 각성 작용의 도움을 받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반면에 커피에 있는 카페인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위염은 물론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도와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특히 공복에 커피를 마셨을 경우 속이 쓰린 경험은 드물지 않다. 그리고 커피와 지속적인 고혈압과의 상관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시적으로 혈압과 맥박을 높여서 심장에 부담을 주며 심장으로의 혈액 공급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임산부가 하루 7잔 이상을 마시면 저체중아나 조산의 위험이 증가한다.
또 뇌로 가는 혈액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뇌의 고강도 신호를 MRI로 검사한 결과도 하루 2잔 이하의 커피를 마신 노년 층이 2잔 이상을 마신 노년층보다 적은 면적이 나타나 더 건강하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카페인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을 유발하거나 심하게 할 수 있으므로 부정맥이 있는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커피가 우울증에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만 커피 2.5잔에 해당하는 250mg 정도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일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유발할 수도 있다. 커피가 도움이 된다는 당뇨와 간경화, 신장 결석의 경우도 커피 섭취량에 따라 U자 모양의 그래프를 보여줘 다량의 커피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커피가 체지방을 줄인다고 하지만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에서 2013년에서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865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에 비해 프림과 설탕을 탄 커피를 하루 한잔 마시는 그룹은 비만 위험이 1.4배 그리고 블랙 커피를 하루 한잔 마시는 그룹은 1.6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다량의 카페인 섭취는 조심해야 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성인 하루 카페인 섭취 제한량은 400mg, 임산부는 300mg이다. 카페인 400mg은 250cc 아메리카노 3잔 정도에 해당하므로 주로 오전에 1, 2잔 정도의 커피를 마시는 것은 무방하지만 커피가 건강에 좋다는 생각으로 너무 많은 커피를 마시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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