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플랫폼 수수료' 논란.."수익 45% 과다" vs "시장확대 성과 인정해야"

이호재 기자 2021. 9. 2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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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업체들의 과다 수수료 논란이 출판계로도 번지고 있다.

웹소설 수익의 상당수를 카카오와 네이버가 운영하는 웹소설 플랫폼이 가져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웹소설 플랫폼 수수료 과다 논란이 벌어진 건 카카오와 네이버가 이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소규모 웹소설 플랫폼 관계자는 "시장 확대 없이 골목상권을 침해한 카카오모빌리티 등과 달리 웹소설은 플랫폼의 합류로 시장이 커진 점이 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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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업체들의 과다 수수료 논란이 출판계로도 번지고 있다. 웹소설 수익의 상당수를 카카오와 네이버가 운영하는 웹소설 플랫폼이 가져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등 출판 관련 단체들은 웹소설 플랫폼이 출판사와 작가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떠넘긴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작가가 쓴 웹소설은 출판사를 거쳐 다듬어진 뒤 플랫폼을 통해 유통된다. 플랫폼은 전체 수익의 30%를 기본 수수료로 가져간다. 플랫폼들은 작품을 화면 상위에 노출하거나 수시 이벤트에 참가하는 대가로 기타 수수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각종 기타 수수료를 합치면 15%에 달해 플랫폼이 가져가는 총 수수료는 최대 45%가 되기도 한다. 독자가 1회당 대여요금이 200원인 웹소설을 한 편 결제할 경우 많으면 90원을 플랫폼이 가져가는 셈. 남은 110원은 작가와 출판사가 7대3에서 9대1까지 다양한 비율로 나눠가진다. 통상 출판사에는 10~40원, 작가에게는 70~100원 정도가 돌아간다.

웹소설 플랫폼 수수료 과다 논란이 벌어진 건 카카오와 네이버가 이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7, 8월 웹소설 이용 경험자 200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9.9%가 카카오의 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를 주로 이용한다고 답했다. 31.1%는 네이버웹소설, 네이버시리즈 등 네이버의 웹소설 플랫폼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카카오, 네이버 양대 업체가 웹소설 시장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비판에 앞장서는 건 웹소설 출판사들이 소속된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다. 출협은 14일 ‘카카오와 네이버의 출판 생태계 파괴행위 시정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출협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는 독자들에게 웹소설을 공짜로 제공하는 ‘기다리면 무료’라는 마케팅을 펼친다. 이는 결국 출판사와 작가가 무료로 웹소설을 공급하게 만드는 셈”이라며 “플랫폼 노출 빈도로 작품 판매량이 결정되는 웹소설의 유통 구조 상 플랫폼이 원하는 대로 계약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물론 플랫폼 업체가 그동안 마니아에 치중됐던 웹소설을 대중에 확대함으로써 시장 자체를 키우는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2013년 100억 원에 불과했던 웹소설 시장 규모가 지난해 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될 만큼 껑충 뛴 것은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인 플랫폼의 공이라는 것. 한 소규모 웹소설 플랫폼 관계자는 “시장 확대 없이 골목상권을 침해한 카카오모빌리티 등과 달리 웹소설은 플랫폼의 합류로 시장이 커진 점이 차이”라고 했다. 한 웹소설 작가는 “작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세가 10%에 불과한 기존 종이 출판계보단 웹소설의 상황은 오히려 나은 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웹소설 플랫폼이 독과점이나 불공정 논란을 걷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조언했다. 이융희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 창작 전공 교수는 “양적으로 팽창한 웹소설 시장이 해외 등으로 확장해 나가려면 먼저 작가 및 출판사와 수수료를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플랫폼의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웹소설, 장르소설 전문 출판사인 파란미디어의 이문영 편집주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를 통해 인세 논란에 대응한 것처럼 웹소설 업계도 웹소설 시장에 맞는 별도 표준계약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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