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SPC 밀가루 공장서 불법 집회.. '업무방해' 노조원 첫 구속

김석모 기자 2021. 9. 2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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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들이 23일 오후 세종시 SPC삼립 세종공장 앞에서 '노조파괴 규탄! 부당해고 철회! SPC 투쟁 승리를 위한 화물연대본부 확대 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현종 기자

민노총 화물연대가 23일 파리바게뜨 빵 제조에 필요한 밀가루를 생산하는 공장 앞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불법 집회를 벌였다. 민노총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2시쯤 세종시 금남면 SPC삼립 세종공장 정문 앞에서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불법 집회를 열었다. 노조원들은 SPC삼립 세종공장 정문 앞 도로를 점거하고 ‘노조파괴 규탄과 부당해고 철회,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화물연대는 지난 15일부터 빵과 재료의 운송 거부 파업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경찰과 세종시는 당초 이날 집회에 전국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 700~1000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인 세종시에서는 49인 이하 집회만 가능하다. 이에 세종시는 이날 대규모 집회로 인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화물연대는 이를 무시하고 불법 집회를 벌인 것이다.

경찰은 관할 지자체의 행정명령에 따라 경찰관기동대 20개 중대 1300명을 투입했다. 공장으로 접근 가능한 도로 18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집회에 참석하려는 화물연대 차량들의 통행을 막았다. 하지만 이미 공장 앞에 모여있던 노조원들의 집회는 막지 못했다.

이날 오전 화물연대 노조원들은 공장으로 진입해 밀가루를 운송하려던 화물차량 7대를 막아서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SPC삼립 세종공장은 전국 파리바게뜨 공장에서 판매되는 빵의 원료인 밀가루를 생산해 공급하는 곳이다. 파리바게뜨 빵의 90%는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밀가루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하루 800~1000t 가량의 밀가루 공급 물량은 지난 17일부터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하루 공급량이 100~150t으로 줄어들었다. SPC삼립 세종공장 관계자는 “각 빵 제조공장에 밀가루 저장소가 있어 당장 빵 생산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빵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우리 공장은 화물연대와 상관없는 운송 업체를 쓰고 있는데 피해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밀가루 운반 화물차량을 막아서던 화물연대 간부 1명을 현장에서 체포하는 등 지난 17일부터 9명의 노조원을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이중 1명을 구속했다. SPC 사업장을 상대로 한 화물연대 운송 거부 파업과 관련해선 전국 첫 구속 사례로 알려졌다.

이날 화물연대의 집회는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후 종료됐다. 경찰은 이날 불법 집회에 대해 강제해산 조치 없이 자진 해산 경고방송을 수차례 반복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집회를 주도한 주요 간부들과 참석자들에 대해서도 관련 법률에 따라 사법처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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