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매에 '억울한' 카카오.."문어발? 수익은 초라하다"

2021. 9. 2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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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김진아 CP/kimjinah@]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계열사 개수는 국내 2위인데…매출 순위는 134위?”

정치권과 정부 당국의 규제 압박을 받고 있는 카카오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23일 종가 기준 11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12만원 선마저 깨졌다. 지난 14일 창업주 김범수 의장이 직접 등판해 상생안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러나 카카오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매출 규모나 각각의 시장 점유율을 따져보면 기존 대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비’하기 때문이다. 이제 막 수익성을 내기 시작했는데 ‘독점 기업 딱지’가 붙은 건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헤럴드경제DB]
자회사 개수는 2위… 매출 규모는 134위

지난해 카카오 연매출은 4조2000억원으로 국내 기업 중 134위를 기록했다. 파리크라상(132위), 롯데손해보험(135위)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요 IT기업인 네이버(5조3000억원) 108위, LG유플러스(13조4000억원) 52위, 쿠팡(13조9000억원) 48위, SK텔레콤(18조6000억원) 35위, KT(23조9000억원) 24위 등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계열사 개수로 따지면 국내 2위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카카오 계열사는 총 128개다. 156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SK그룹 다음으로 많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정작 매출 규모에서는 여타 대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한’ 수준이다. 연일 이어진 뭇매에 “억울하다”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 제주 사옥 [카카오제공]
“포털·커머스·웹툰은 중위권, 은행은 이제 시작인데…”

각각의 시장을 살펴봐도 카카오는 점유율이나 매출에서 ‘중위권’ 수준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이커머스(카카오커머스)의 경우 카카오커머스의 지난해 매출은 5700억원이다. 1위 쿠팡(13조9000억원) 매출의 4% 남짓한 수준이다. 네이버 커머스 부문 매출(1조897억원)과 비교해도 절반 가량이다.

네이버가 장악하고 있는 웹툰 시장에서도 카카오의 점유율은 15%에 불과하다. 한국 콘텐츠 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7~8월 기준 다음웹툰 점유율은 7.8%, 카카오페이지는 7.1%에 그쳤다.

카카오의 전통 사업 중 하나인 검색 포털 시장에서도 약 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 순위는 1위 네이버(56.52%), 2위 구글(35.88%), 3위 다음(5.01%) 순이다.

[카카오뱅크 제공]

규제 이슈의 시발점과 다름없는 금융시장에서도 카카오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신생기업에 불과하다. 기존 은행사 및 카드사와 비교하면 매출과 및 영업이익 모두 미비한 수준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매출은 8000억원, 카카오페이는 2500억원이었다. 반면 시중 4대 은행의 연매출은 24조~36조원에 이른다. 주요 카드사 역시 연매출이 1조3000억~4조100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민 메신저’ 카톡을 서비스 하다 보니 카카오가 다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거란 이미지가 박힌 것 같다”며 “카카오가 수많은 시장에 진출한 건 맞지만 매출 규모나 점유율을 따져보면 이제 막 돈을 벌기 시작한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골목상권 장악력만 보고…독점 기업 오명?

결국 택시, 대리운전, 미용실 예약 등 소상공인이 주를 이루고 있는 골목상권에서의 여파가 ‘카카오=독점기업’이란 꼬리표를 붙였다는 지적이다. 카카오와 경쟁할만한 거대 기업이 없는 시장에서는 장악력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T는 택시호출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2위인 UT(우티, 구 티맵택시) 사용자수는 카카오T의 10%도 되지 않는다. 전체 대리운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전화콜 시장에서도 카카오는 1위 사업자를 인수하는 등 단숨에 업계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의 목소리도 높다. 카카오 플랫폼이 침체된 시장에 활력소가 된 것이 사실이고,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지나친 압박은 오히려 해당 시장을 위축시킬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를 통해 상당한 매출을 벌어들인 소상공인도 많다”면서 “플랫폼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오히려 자영업자들에게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 소상공인은 “카카오 통해서 매출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며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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