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코로나이후 해외의존도 심화 매출액 증가분 93%가 해외서 발생

한경연, 국내 100대 기업 분석

올해 상반기 국내 100대 기업의 매출액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상반기 대비 50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매출액 증가분의 93% 이상이 해외시장에서 발생하는 등 해외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

23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100대 기업의 총매출액은 72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674조1000억원 대비 49조5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매출 증가분 49조5000억원 가운데 93.7%에 달하는 46조4000억원이 해외시장에서 발생했다. 국내매출 증가분은 3조1000억원(6.3%)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100대 기업의 해외매출액은 397조3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350조9000억원 대비 13.2% 증가했다. 반면 국내매출액은 326조3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323조2000억원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해외매출이 국내매출보다 급증하면서 올 상반기 100대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는 54.9%로, 2019년 상반기(52.1%)보다 2.8%p 늘어났다.

국내 매출의 경우 기업 규모별 양극화가 뚜렷했다. 상위 기업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이 내수시장에서 코로나19 충격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액 상위 2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국내매출액은 148조1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131조원 대비 13.1% 증가했다. 반면 하위 8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국내매출액은 178조2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192조2000억원에 비해 7.3% 감소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상위 20대 기업과 하위 80대 기업 모두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보다 개선됐다. 증가폭은 상위 20대 기업이 하위 80대 기업보다 더 컸다. 상위 2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액은 291조1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247조9000억원 대비 17.4% 늘어났다. 하위 80대 기업은 106조2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103조원 대비 3.1%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의약·의료, 전기·전자, 운수·장비 등 6개 업종의 올해 상반기 국내 및 해외 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에 비해 늘어났다. 반면 기계, 조선 등 3개 업종은 올해 상반기 국내외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한경연 추광호 경제정책실장은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우리나라의 내수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며 "백신접종률을 높이고,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