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인터뷰] 말 한마디로 '전북 유스 새벽운동' 이끈 대선배 이주용

이현호 기자 2021. 9. 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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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유스팀 출신 대선배 이주용이 유스 선수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주고 떠났다. 어린 선수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다음날 새벽 운동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한다.

이주용은 1992년생 왼쪽 측면 수비수로, 전북 현대 유스팀인 영생고 출신이다. 최강희 감독이 전북을 이끌던 2014년에 프로 데뷔했으며 현재까지 K리그 127경기를 소화했다. 아산 무궁화에서 군 복무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줄곧 전북에서만 뛰었다.

올 시즌 초반 부상을 당해 재활에 전념하다가 최근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와의 2021 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당시 전북은 측면 공격수 한교원을 빼고 이주용을 투입했다. 공격적인 역할을 맡은 그는 후반 추가시간에 왼발 중거리슛을 때렸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무산됐다.

이주용은 빠툼전 이후에도 수원 삼성과의 K리그 30라운드 경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점점 정상 컨디션으로 올라오는 중이다. 하루빨리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그는 최근 <베스트 일레븐(b11)>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근황을 들려줬다.

b11: ACL 빠툼전 후반에 윙어로 투입됐어요. 미리 계획된 전술이었나요?

"일정이 빠듯한데 윙어가 부족해요. (한)교원이 형, (문)선민이, (송)민규로 계속 윙을 돌리고 있죠. 빠툼전에서 점수 차를 더 벌려서 교원이 형을 쉬게 하려고 했어요. 제가 윙어로 뛰어야 한다는 언급은 없었는데 팀 상황을 잘 아니까 미리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b11: 종료 직전에 극장골도 넣을 수 있었는데, 아쉬웠겠어요.

"골 찬스가 꽤 있었는데 못 넣어서 미안해요. 제가 골 넣고 경기 끝내서 체력 안배하면 좋았겠죠.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갔으니 동료들에게 미안해요."

b11: 부상은 많이 회복됐나요?

"4개월 만에 뛰었어요. 발가락 수술하고 첫 복귀전이었는데, 혹시라도 질까 봐 걱정했어요. 선수들은 '복귀전은 꼭 이겨야 한다'는 게 있거든요. 다행히 (송)범근이가 승부차기 잘 막아줘서 이겼어요."

b11: 울산 현대와의 리그 1위 경쟁이 피말려요. 예년에는 쫓기는 입장이었지만 올해는 쫓는 입장이에요.

"생각보다 안 풀리네요. 팬분들이 걱정하는 걸 저희 선수들도 잘 알고 있어요. 아직 경기 많이 남았으니까 충분히 역전할 기회가 있어요. 감독님, 코치님들도 밤새 전술을 짜고 있어요. 믿고 기다려줬으면 좋겠습니다."

b11: 여름에 김진수, 사살락 등 같은 포지션 선수를 여럿 영입했어요.

"조급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장기 부상으로 못 뛰는 상황에서 리그, ACL까지 해야 하니까요. 우승하려면 좋은 선수가 많아야 하잖아요. 팀적으로 잘됐어요. 부담이 줄었습니다. 진수와 사살락이 잘해주고 있어요. 제가 복귀한 후에는 매일 셋이서 같이 훈련해요. 시너지가 많이 나서 좋습니다."

b11: 태국 국가대표 사살락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예요. 같이 뛰어보니 어떻던가요?

"동남아 선수들 피지컬이 예전보다 확실히 좋아졌어요. 게다가 사살락은 기술도 굉장히 좋고요. 훈련 때는 살살하는데, 경기 들어가면 거칠고 파이팅도 있어요. 충분히 K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봐요. 동남아 선수들이 상향 평준화된 거 같아요."

b11: 올해 초 전북 어드바이저로 박지성 위원이 선임됐어요. 개인 면담 시간에는 어떤 대화를 나눴나요?

"같은 축구선수지만 평생 못 볼 거 같은 사람이었어요. 말 걸기도 어려웠어요. 실제로 보니까 더 존경스럽더라고요. 저희 또래에게는 맨유가 최고였잖아요. 그 시절에 경기 다 뛰고 우승까지 한 분이 이곳에 와서 신기했죠. 면담 시간이 있었는데, 기회다 싶어서 문 노크하고 들어갔어요. 해외선수와 국내선수의 가장 큰 차이가 뭐냐고 여쭤봤어요,"

b11: 전북 어린 선수들이 이주용 선수를 잘 따른다고 해요. 이젠 조언해주는 나이대가 됐네요.

"(백)승호는 룸메이트라서 자주 봐요. 최대한 후배들에게 편하게 해주려고 해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불편할 거예요. 저도 선배들이랑 같은 방 써봐서 잘 알죠. 승호 외에도 (송)범근이, (송)민규, (이)유현이 모두 알아서 잘해요. 제가 따로 챙겨줄 것도 없어요. 워낙 성실하고 각자 루틴이 다 있어요. 저는 영생고 후배들 위주로 챙겨주고 있어요."

b11: 영생고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되겠어요.

"전북이라는 팀은 유스에서 올라와서 바로 자리 잡기 힘든 팀이에요. 영생고 후배들이 힘들어 보이면 불러서 밥도 사주고 그래요. (이)성윤이, (명)세진이, (김)준홍이 모두 성실해요. 정도 많이 가고, 저마다 가진 능력이 많아요. 한 단계 더 올라섰으면 해요."

b11: 예전엔 영생고에 직접 찾아간 적도 있죠?

"2019년에 후배들 찾아가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어요. 프로가 어떤 세계인지 묻더라고요. 제 경험이 모두 정답은 아니지만, 정말 운동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해줬어요. 남들 잘 때 똑같이 자면 꿈을 이룰 수 없으니까요. 다음날 새벽에 모두 나와서 운동을 했대요. (웃음) 그 자리에 있었던 성윤이, 세진이가 프로 올라와서 제게 말해줘서 알았어요."

b11: 대선배로서 선한 영향력을 끼쳤네요.

"고등학생 때는 프로 선수들의 말을 잘 들을 때니까요. 서로 몰래몰래 새벽운동 나갔는데, 나와서 보니까 다 있더래요. 제 말에 자극을 받았다고 해서 고마웠어요. 꿈을 키우는 후배들에게 저와 (권)경원이가 큰 도움이 됐으면 해요."

b11: 전북 신인으로 잘 적응한 비결을 알려준다면요?

"보여줄 수 있는 게 훈련밖에 없어요. 훈련에서 100%를 보여줘야 해요. 그래서 압박감이 항상 있었죠. 매일매일이 시험대여서 그 안에서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전북은 자체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거기서 적응하면 리그 경기는 오히려 쉬워요."

글=이현호 기자(hhhh@soccerbest11.co.kr)
사진=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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