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말 믿다간 벼락거지 못 면한다"..2030 '패닉바잉' 안 꺾여 [뉴스 투데이]

박세준 2021. 9. 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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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매수)이 확산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0채 중 4채는 20∼30대가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에서는 강남 등의 초고가 아파트뿐 아니라 강북의 중저가 아파트값이 따라 오르면서 아직 자가 구입을 못한 30대가 조급한 마음에 추격 매수를 이어가고 있고, 2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도 급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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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거래 비중 30대 이하가 42%
LTV 규제로 무주택자 구매여력 ↓
부동산 정책 젊은층 양극화 불러
서울 강남구 삼성동과 청담동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매수)이 확산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0채 중 4채는 20∼30대가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불안감을 느낀 젊은층이 너도나도 ‘영끌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1∼7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 3만4045건 중 36.9%(1만2550건)는 30대가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비중이다. 30대에 이어 40대가 26.2%, 50대 15.5%, 60대 8.8%, 70대 이상 5.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20대 이하(5.0%)까지 더하면 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는 30대 이하가 사들인 셈이다.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2019년 31.8%에서 지난해 37.4%, 올해 41.9%로 꾸준히 상승세다. 다른 수도권의 분위기도 비슷해서 경기는 2019년 28.6%에서 올해 35.8%, 인천은 같은 기간 27.1%에서 32.6%로 늘었다.

젊은층의 패닉바잉이 꺾이지 않는 것은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세난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에서는 강남 등의 초고가 아파트뿐 아니라 강북의 중저가 아파트값이 따라 오르면서 아직 자가 구입을 못한 30대가 조급한 마음에 추격 매수를 이어가고 있고, 2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도 급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집을 사려는 젊은층이 늘고 있지만, 정작 대출 규제 등으로 무주택자가 집을 살 여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신용평가기관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 30∼40대는 현실적으로 집을 사기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도권에 거주하는 30대 무주택 세입자 가구의 순자산은 3억2000만원, 40대는 3억3000만원 수준이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규제를 감안하면 대출을 최대한 받아도 집을 사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의 대출 규제가 젊은층의 부동산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부모 찬스’를 쓸 수 있는 일부 세대만 부의 대물림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부모나 지인 등의 도움으로 집을 사는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주택 매입자금의 절반 이상을 ‘그 밖의 차입금’으로 조달한 건수가 2019년 1256건에서 지난해 3880건으로 209% 급증했다. 올해는 8월 말 기준 4224건으로 전년 동기(1733건) 대비 144% 늘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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