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유해가 왜 하와이에서 올까요?

권혁철 2021. 9. 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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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에서 열린 한-미 유해 인수식에서 한국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68구를 인수했다.

미국과 북한은 1996년 7월부터 2005년 5월까지 북한에서 유해 공동 발굴작업을 벌여 유해를 미국으로 가져왔다.

미국은 아시아계 인종으로 판단한 유해를 아시아계 미군의 유가족 시료와 비교한 결과 모계혈통검사(mt-DNA)가 일치하지 않으면 한국군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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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로 한국전 참전→북한 지역 전사→북-미 유해 공동발굴
미군 유해로 하와이 DPAA 갔다 국군 신원 확인되면 국내 송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의장병이 유해를 항공기로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에서 열린 한-미 유해 인수식에서 한국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68구를 인수했다. 68구 유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김석주·정환조 일병의 유해는 대통령 전용기에 실렸다. 이들은 한국전쟁 당시 미 7사단 카투사로 복무했으며 함경남도 개마고원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나머지 유해 66구는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편으로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군 유해들이 하와이에서 돌아오는 이유는 하와이에 미국 국방부 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 Defense POW/MIA Accounting Agency)가 있기 때문이다. 디피에이에이의 구호는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Until They are Home)’이다.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은 세계 곳곳에서 이뤄진다. 발굴 작업에는 인류학자, 법의학자 등이 참여하고 발굴된 유해는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 등에 보내져 신원 확인 작업을 한다.

미국에서 9월17일은 ‘전쟁포로 실종자 인식의 날’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7일 국방부 청사에서 거행된 올해 기념식에서 “실종 등으로 인해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로 남아있는 참전 미군은 현재 8만1900명 이상이고, 이 중 7만2천명 이상은 2차 세계대전, 7500명 이상은 한국전, 1500명 이상은 베트남전 참전 미군”이라고 밝혔다.

존 하이튼 미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지난 17일 기념식 연설에서 전장에서 숨진 미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무엇을 위해 싸웠고 무엇을 희생했는지, 이 나라의 군복을 입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와 우리가 싸우는 이유를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튼 합참차장은 실종 상태인 미군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어느 곳이든 갈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며 혼자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전쟁 중에 포로가 됐거나 실종된 미군을 찾아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엄청나게 중요한 일로 여긴다. 1년 내내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서 전투를 벌이는 미군들에게 임무 수행 중 포로가 되더라도 동료 미군들이 자신을 구출하러 올 것이며, 죽더라도 국가가 유해를 찾아내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줄 것이라는 든든한 믿음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디피에이에이는 한국전 실종 미군 7500명 중 5300여 명이 북한 지역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과 북한은 1996년 7월부터 2005년 5월까지 북한에서 유해 공동 발굴작업을 벌여 유해를 미국으로 가져왔다. 디피에이에이는 유해 등을 대상으로 아시아계 인종 판단을 위해 안정동위원소(동위원소 중 방사성 붕괴를 하지 않는 원소) 분석을 했다. 안정동위원소를 활용한 유해 신원확인 기법은 뼈에 축적된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해 전사자가 어느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랐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다. 미국은 아시아계 인종으로 판단한 유해를 아시아계 미군의 유가족 시료와 비교한 결과 모계혈통검사(mt-DNA)가 일치하지 않으면 한국군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배속돼 참전한 카투사는 4만3600명이고 이중 9000여명이 전사했다.

국내 한국전쟁 유해발굴현장에서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유해가 아시아계인지 유럽계인지 먼저 분류하고, 아시아계이면 유해 주변 탄피, 방탄모, 밥그릇, 소지품, 유해 총상 등을 감식해 해당 유해가 국군, 북한군, 중국군인지 판단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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