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000만 시대 눈 앞..실속 중시 MZ세대 관심에 급성장

노현섭 기자 입력 2021. 9. 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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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제폰 구매해 싼 요금제 이용
가성비 매력에 2030 가입 늘어
이르면 이달내 1,000만명 돌파
이통 가입자 점유율도 14% 육박
'U+알뜰모바일' 모델이 23일 포인트로 가전부터 식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는 가입자 대상 온라인몰 'U+알뜰모바일 마켓' 오픈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 제공=U+알뜰모바일
[서울경제]

알뜰폰이 서비스 시작 11년 만에 가입자 1,000만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과거 ‘효도폰’ 으로 치부됐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합리적 소비’의 대표 트렌드로 부상해 이동통신 시장에 한 축을 맡게 됐다. 특히 ‘가성비’를 중시하는 MZ(1980~2000년대 출생) 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어 앞으로도 알뜰폰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늦어도 다음 달 중에는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말 기준 알뜰폰(MVNO) 가입 회선 수는 981만571명으로, 올 들어 매달 10만 명 이상씩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이달에도 1,000만 명 돌파가 가능하다. 이 수치에는 현대자동차 등 사물지능통신(M2M)과 사물인터넷(IoT) 등이 포함돼 있지만, 코로나19 탓에 외국인 방문객 감소로 선불폰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수치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의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030200)OA)의 이동전화 가입자 점유율에 따르면 알뜰폰 점유율은 13.68%(7월 말 기준)다. SK텔레콤(017670)이 41.21%, KT가 24.4%, LG유플러스(032640)가 20.71%로 이통 3사가 여전히 주도하고 있지만 이들의 가입자 수는 제자리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 전월 대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336명과 1만1,699명 늘어나는데 그쳤고, SK텔레콤의 가입자 수는 오히려 4,987명이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알뜰폰 가입자 수는 8만5,781명 늘었다.

업계에서는 알뜰폰 시장이 성장하는 가장 큰 이유로 MZ 세대를 꼽고 있다. 실속을 중시하는 MZ 세대가 알뜰폰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 이통 3사의 비싼 5G 요금제에 부담을 느낀 MZ 세대가 이통사 못지 않은 통화품질에 합리적 가격을 갖춘 알뜰폰을 합리적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KT 엠모바일의 전체 가입자 중 2030세대 비중은 지난 2019년 33%에서 현재(9월15일 기준) 47%로 14%포인트 증가했고, U+알뜰모바일도 올 신규 가입자 중 47%(7월 말 기준)가 2030세대로 나타났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MZ 세대들은 주로 자급제폰을 구매해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한다. 알뜰폰 이용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자급제폰을 구매했을 정도다. 이통사를 통해 갤럭시S 21 시리즈나 아이폰 12 등의 5G 단말기를 구입할 경우 고가의 5G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지만 자급제폰을 선택하면 약정없이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8.93%가 자급제 단말을 이용하고 있다. 또 이들 알뜰폰 가입자 중 80.42%가 자급 단말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통3사 가입자 중 11.45%가 자급제 단말을 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알뜰폰 이용자들의 자급 단말 이용률이 월등히 높다.

과거 ‘효도폰’으로 불렸던 알뜰폰을 트렌디한 소비 패턴으로 끌어올린 데는 관련 업계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한 몫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최근 대량의 데이터 추가 제공 등 각종 프로모션은 물론 편의점 등으로 유심 판매망을 확대하고, 번개 배송 등의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해 알뜰폰의 최대 약점이었던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했다. 미디어로그의 알뜰폰 브랜드 ’U+알뜰모바일’의 경우 가입자 대상으로 가전부터 식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할인몰 ‘U+알뜰모바일 마켓’을 오픈해 이통 3사 못지 않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비대면 개통 서비스 도입, 유심 유통처 확보, 고객 서비스 개선 등 알뜰폰 이용 고객의 만족도 확대를 위해 업계가 노력한 결실” 이라며 “알뜰폰 고객이 늘어나면서 고객 분석 및 니즈에 기반한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알뜰폰 시장의 양적 성장에 비해 이용자 보호 등에 대한 만족도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가 지난해 실시한 알뜰폰 서비스 인식조사에 따르면 알뜰폰 사업자의 고객응대와 A/S에 대한 만족도는 48.5%로 통화품질(72.8%) 만족도 보다 낮았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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