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예방 대책 실효성 의문..647억 들여도 발생건수 증가

천준호 "국토부, 직접적 원인 해결 사업 없어 목표달성 역부족"

지난 1일 오전 충남 당진시 서해로 한 공터에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차량 1대 차체 절반이 이상이 빠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 6년간 싱크홀 발생건수가 1431건에 달해 정부의 예산투입이 사실상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6년 동안 싱크홀 예방대책으로 투입한 예산은 647억원이다.

하지만 싱크홀 발생건수는 줄어들지 않고, 2016년 255건에서 2020년 284건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국토부가 '싱크홀 예방'을 선언한 건 2014년이다. 당시 석촌지하차도 인근에서 연이어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자 '싱크홀 예방을 위한 지하공간 통합안전관리체계 구축' '싱크홀 예방을 위한 지반침하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싱크홀 발생원인은 '상·하수관 손상' 54.6%(782건), '공사 후 다짐 불량' 17.2%(246건), '굴착공사 부실' 4.2%(60건), '전기·통신·난방관로·맨홀 등 매설물 손상' 3.8%(55건), '상·하수관 공사 부실' 2.3%(33건) 등이다.

'상·하수관 노후화'의 경우 환경부가 2016년부터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고, 2016년 55.7%에서 2020년 48.2%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

천 의원은 "국토부가 싱크홀 예방대책이라며 추진했던 사업은 주로 시스템 구축이나 이미 형성된 지하공동(空洞)을 찾는 데 그치고 있다"며 "싱크홀 원인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사업은 부재했다"고 주장했다.

'지하공간 통합지도 구축'(401억원), '지하안전관리시스템 구축?운영'(40억원), '지반함몰 발생 및 피해 저감을 위한 지반 안정성 평가 및 굴착보강 기술 개발'(133억원), '지하공간탐사'(38억원), '도로포장 위해요소 정밀조사'(33억원) 등은 싱크홀 발생원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사업이 아니다.

천 의원은 "지금까지 국토부가 추진해온 사업과 규제들이 불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싱크홀 예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분명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6년과 2020년을 비교했을 때 발생 비중이 늘어난 '공사 후 다짐 불량'과 지하수 유출 등 '기타' 원인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예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