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00원 가나..美테이퍼링 임박에 中헝다 파산설까지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원 오른 1183.0원으로 출발했다. 장초반 1186원까지 오르며 장중 연고점인 1181.10원(8월 20일)을 뛰어넘기도 했다. 앞서 추석 연휴동안 원/달러 환율은 역외 시장에서 119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시장은 환율 급등의 첫 번째 원인으로 미 연준의 테이퍼링 관련 언급에 따른 은행들의 선제적 달러 회수를 꼽았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팬데믹 위기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실시했던 비상 지원책을 거둬들이는 첫 번째 조치(테이퍼링)가 다음번 회의에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은 오는 11월 2~3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 때 테이퍼링 발표와 시행이 동시에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 연준은 정책금리를 0~0.25%로 동결했지만 내년 금리인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졌음을 시사했다. 연준 위원들의 정책금리 기대를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내년 정책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위원은 전체 18명 가운데 9명으로, 지난 6월 7명에서 2명 늘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23일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헝다그룹 사태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시장 이탈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그룹은 부채 규모가 3000억달러(약 355조원)으로 현재 파산 위기에 내몰린 상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장은 중국 정부가 개입해 헝다그룹의 부채를 메꿔줄 수 있겠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추가 위험요소가 상당하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은 중국 시장과 많이 연계돼 있기 때문에 한국의 외국인 투자자는 자금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놓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헝다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생각보다 오래갈 수 있다"며 "이는 중국 부동산시장에 타격을 줘 중국 경기 둔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 경기는 미국, 유럽, 한국 등 다른 나라에 선행하고 환율도 그것을 반영해 오른다"며 "원/달러 환율 상단을 1200원까지는 열어놔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성태윤 교수는 "정부가 당장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 자산시장 전반에서 외국자금이 이탈할 수 있는 부분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당국은 기준금리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외환보유액을 더 늘리고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600억달러(약 70조원)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오는 12월 만료된다"며 "계약이 연장되지 않으면 외환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이 위기에 몰리지 않도록 대비해야 하는데 현재 외환보유액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2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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