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3분기만에 한해 장사 끝냈다

송광섭 2021. 9. 23. 17: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년만에 3사 수주목표 동시달성
선박 가격 강세로 수익성 개선
3사,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와
LNG 운반선 100척 가계약
연말까지 추가수주 가능성 커
후판 등 원자재값 상승은 부담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연초부터 이어진 수주 릴레이 덕에 연간 수주 목표를 사실상 조기 달성했다.

3사가 나란히 수주 목표를 채운 것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연말까지 추가 수주가 예상되는 상황에 선박 가격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연초 후 급등한 후판(두꺼운 강판) 등 원자재 가격은 잠재적 부담 요인이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3사가 나란히 연간 수주 목표를 이미 달성했거나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장 먼저 수주 목표를 넘긴 곳은 한국조선해양이다. 지난 7월 수주 목표를 달성한 한국조선해양은 이날까지 총 201척을 수주했다. 전체 수주금액은 194억달러(약 22조8570억원)에 달한다. 연초 제시한 수주 목표(149억달러) 대비 130%의 달성률을 기록하게 됐다. 선종별로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비중이 높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중순 총 1조원 규모의 LNG 운반선 4척을 수주하며 수주 목표를 넘겼다. 현재까지 총 46척을 80억4000만달러(약 9조4700억원)에 수주했다. 수주 목표(77억달러) 달성률은 104%에 이른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주 목표를 달성한 것은 2014년이 마지막이다. 수주 잔량도 222억달러(약 26조100억원)로 2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의 연간 수주금액은 78억달러(약 9조1800억원)다. 해양플랜트 부문을 제외한 조선 부문 수주 목표(71억달러)는 달성했지만, 전체 수주 목표(91억달러)에 비하면 달성률은 아직 86%에 그친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진행 중인 '아틱LNG2' 프로젝트발 대규모 수주가 기정사실화돼 있어 이르면 다음달에 수주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업체 노바텍 등과 쇄빙 셔틀탱커 7척, 내빙 LNG 운반선 6척(옵션 2척 포함) 등 총 13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협상하고 있다. 옵션 물량을 포함한 예상 수주금액은 최소 26억달러(약 3조400억원)에 이른다. 수주 성사 시에는 수주 목표 달성률도 단번에 100%를 초과하게 된다.

연말까지 조선 3사의 추가 수주 가능성도 상당하다. 전 세계 물동량 증가로 신규 컨테이너선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고,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노후 선박을 LNG 등을 연료로 쓰는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또 카타르와 모잠비크 등의 대규모 LNG 운반선 발주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카타르 국영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은 조선 3사와 총 100척 이상의 '슬롯 계약(가계약)'을 체결했다. LNG 운반선을 발주하기 전에 조선업체들이 건조 시설을 사전에 확보해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선박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지수는 147.5(지난 10일 기준)를 기록하며 약 1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월(127.1)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약 16%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여전히 부담이다. 지난달 조선 3사는 포스코·현대제철 등과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상반기 대비 30만~40만원 올린 t당 110만원 선에 합의했다. 업계는 이번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이 2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후판 가격이 오르면 (조선사 측에선) 당장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지만, 원자재 가격을 반영해 선박 가격이 오르기까지는 1~2년의 시차가 생긴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 지금 같은 '수주 풍년'이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광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