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화학, 필름사업 중국투자社에 팔았다

강두순,원호섭,박창영 2021. 9. 2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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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800억원에 인수했지만
저가공세 여파로 수익성 악화
中 젠존에 600억원 받고 처분
OLED·배터리 사업부문 집중
전지 소재기업 변신 가속도

◆ 레이더 M ◆

LG화학이 광학 투명 점착(OCA·Optically Clear Adhesive) 필름 사업부문을 중국 투자사에 매각했다. 핵심 사업인 올레드(OLED)와 배터리 소재 부문에 집중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OCA 필름 사업부문을 중국 젠존인베스트먼트에 약 600억원에 매각했다. OCA는 터치스크린패널(TSP)의 각 레이어(Layer) 또는 커버글라스와 디스플레이를 붙이기 위해 사용되는 광학적으로 투명한 점착 필름이다. 한 화학업체 관계자는 "쉽게 말하자면 패널 소재를 붙이는 필름 형태 접착제"라며 "노트북컴퓨터, 태블릿 PC, 스마트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완성하는 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OCA 필름사업부 매각은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OLED,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2016년 LG하우시스로부터 '점접착 필름 사업'을 805억원에 인수하며 해당 분야에 진출했다. 당시 LG화학은 "유리창 등 산업용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정보전자소재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때 해당 부문은 연매출이 수천억 원에 달하면서 알짜 사업으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치킨게임으로 LCD 수익성이 악화되자 LG화학은 2019년부터 LCD 편광판과 감광재, 유리기판 사업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2월 LG화학은 중국 야커테크놀로지 자회사인 시양인터내셔널과 LCD 컬러필터 감광재 사업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충북 청주에 있는 생산설비와 지식재산 등을 580억원에 매각했다.

유리기판 사업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지난 3월 전격 철수를 선언했다. LG화학은 LCD시장 악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시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4월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사업 시너지 효과 창출을 극대화해 초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미래 시장과 고객' 관점에서 'IT 소재' '자동차 소재' '산업 소재'의 3개 사업부로 재편하기도 했다.

중국발 저가 LCD 공세 속에서 OCA 필름사업부 매출 또한 급격히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OLED의 경우 TSP를 사용하지 않고 터치 전극을 봉지 공정에 넣는 온셀 방식 제조가 증가하며 OCA 수요가 더욱 줄어드는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매출 2000억원가량을 기록하던 사업부가 수십억 원 단위로 준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며 "규모가 크지 않고 탈LCD 전략을 추진하는 만큼 해당 사업부 매각 역시 시간문제로 봤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 7월 친환경, 전지 소재, 신약 등 3대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성장해 나간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배터리 사업 분사를 앞두고 있는 LG화학이 환경·책임·투명경영(ESG)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LG화학은 양극재·분리막 등 전지 소재 부문에 10조원 중 6조원을 투입해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인수자인 젠존인베스트먼트는 2003년 설립된 중국 투자사다. 현지에 5000명이 넘는 직원을 두고 있으며 주로 신소재 개발, 부동산 개발, 캠퍼스 건설 및 운영에 투자한다. LG화학 OCA 필름사업부 인수는 소재 부문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강두순 기자 / 원호섭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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