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신냉전 후폭풍..반도체 M&A 지지부진

진영태 입력 2021. 9. 23. 17:30 수정 2021. 9. 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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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中당국 몽니에 1년간 지연
매그나칩반도체 매각도 불발
美 "기술유출 우려" 불승인

◆ 레이더 M ◆

국내 반도체 인수·합병(M&A)시장이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고난을 겪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90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달하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과정에서 중국 경쟁당국 승인이 1년가량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20일 인수 계약을 한 이후 7개국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중국만 몽니를 부리고 있다. 이미 한국, 미국, 대만, 영국, 유럽연합(EU) 등에서는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년가량 걸릴 수 있다는 것을 감안했지만 제일 마지막이 중국이라는 점과 함께 최근 미국이 자국 기업인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 펀드 인수를 막은 것이 특히 우려된다"며 "반도체를 두고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 간 패권 전쟁에 한국 기업이 희생양이 될까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 3월 중국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은 미국 뉴욕에 상장된 매그나칩반도체를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지난 8월 "매그나칩반도체 매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미국의 국가안보상 위험성을 확인했다"는 내용을 매그나칩반도체 측에 전달했다. 사실상 인수 불가 결정이다. 다만 매그나칩반도체 측은 다음달까지 CFIUS에 재심을 의뢰한 상태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매그나칩반도체의 반도체 기술력은 한국 삼성전자나 SK와 같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반도체 후발 주자에게는 유용할 수 있다"며 "매출 약 5000억원대 회사를 중국이 1조6000억원이나 주고 사려는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별개로 매그나칩반도체에서 분리된 키파운드리도 매각이 순탄하지 않은 형국이다. SK하이닉스와 우선매수권 행사를 검토 중인 키파운드리의 경우 지난 5월 관련 협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진척이 없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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