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과학 시어링..육즙 살아있네
태우니 감칠맛!
유튜버가 알려주는 고기구이 꿀팁
맛있는 고기를 가장 싸게 먹는 방법은 집에서 직접 구워 먹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마트에 진열된 수많은 고기 중 질 좋은 고기를 고르는 일부터 난항이 시작된다. 이것저것 비교해보지만 일반인이 보기엔 다 똑같아 보이기 마련이다. 우여곡절 끝에 고기를 사 들고 오면 본격적인 고생이 시작된다. 기름을 두른 팬에 고기를 올리자마자 사방으로 기름이 튄다. 어디선가 주워들은 ‘시어링(searing)’을 따라 하다가 겉은 까맣게 타고, 속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최악의 스테이크가 탄생한 경험. 누구나 있다. 70만 구독자를 보유한 고기 전문 유튜버 ‘육식맨’에게 질 좋은 고기를 골라서 맛있게 굽는 방법을 들어봤다.
고기 부위 고르기 어렵다면 ‘소고기 채끝살’로
집에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고기 조리법을 영상을 통해 소개하는 유튜버 육식맨을 지난 16일 만났다. 그에게 마트에서 좋은 고기를 고르는 팁을 알려달라고 하자 처음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마트에 일찍 가라.”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에서 고기를 주로 구매하는 육식맨은 고기를 사러 갈 때마다 매장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간다. 그는 “매장을 열기 전 작업해 진열한 고기 중 가격 대비 질이 좋은 상품은 오전 중에 다 팔린다”며 “일단 일찍 마트에 가야 좋은 고기를 찾을 기회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소고기 중 구이용으로 가장 대중적인 부위인 등심을 고르는 방법의 핵심은 ‘새우살’의 크기다. 새우살은 새우 모양으로 생긴 특수부위다. 소의 등줄기에 길쭉하게 자리 잡은 등심의 위쪽보다는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새우살의 크기가 크다. 육식맨은 “한국에선 새우살이 많이 붙은 부위를 ‘꽃등심’이라는 이름을 붙여 더 비싸게 팔지만 미국식으로 소고기를 손질하는 코스트코에선 다 똑같은 등심”이라며 “진열된 등심 중 새우처럼 나선형으로 생긴 새우살이 많은 상품을 택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맛있는 삼겹살을 고르는 방법도 있다. 삼겹살 단면에 오도독뼈가 붙어 있는 상품이 뼈가 없는 제품보다 맛있을 확률이 높다. 삼겹살 한 판은 크게 오도독뼈가 있는 갈빗대 부분과 오도독뼈가 없는 미추리로 나뉜다. 육식맨은 “갈빗대 부분이 미추리에 비해 지방이 풍부해 고소하다”며 “미추리라고 맛이 없지는 않지만 기름진 삼겹살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오도독뼈가 있는 부위를 고르는 게 좋다”고 했다.
고기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고르는 데 자신이 없다면 소고기 중에선 ‘채끝살’을 선택하라는 게 육식맨의 조언이다. 등심에서 이어져 내려가는 채끝살은 어떻게 잘라도 상대적으로 맛의 편차가 크지 않은 부위다. 지방이 고르게 분포돼 누가 봐도 마블링이 좋은 채끝을 고르면 최소한 ‘중간은 간다’는 얘기다.
최상의 고기 맛 ‘레스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질 좋은 원육을 어렵게 골랐더라도 조리에 실패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스테이크를 구울 때 가장 기본 원칙은 태우듯이 굽는 것이다. 업계에선 이를 ‘시어링’이라고 부른다. 육식맨은 “고기를 태우듯이 센 불에서 구우면 ‘마이야르’라는 화학 반응이 일어나 풍미가 더해진다”며 “집에서 코팅팬으로 스테이크를 굽는다면 가장 센 불에 뜨겁게 팬을 달군 뒤 고기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리 과정에서 기름이 튀는 게 걱정이라면 팬에 기름을 두르는 대신 고기에 기름을 발라 굽는 게 좋다.
두꺼운 스테이크용 원육을 미디엄 웰던으로 먹고 싶다면 몇 분이나 구워야 할까. 육식맨은 “스테이크를 집에서 제대로 굽고 싶다면 시간을 기준으로 삼지 말고 심부온도계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부온도계는 탐침으로 고기를 찔러 안쪽 온도를 재는 도구다. 그는 “요리는 과학”이라며 “정확한 수치를 기반으로 조리할 때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육식맨은 ‘레스팅(resting)’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레스팅은 고기를 팬에서 구운 뒤 육즙을 고기 전체로 퍼트려 다시 자리를 잡게 해주는 과정이다. 그는 “스테이크를 구울 때 가장 중요하지만 흔히 놓치는 과정이 레스팅”이라며 “10분간 고기를 구웠다면 최소 5분 이상 레스팅을 통해 육즙을 원위치시켜야 핏물이 흥건하게 흘러나오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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