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팁] 70대 관상동맥우회술 사망률 1% 그쳐..고령 수술도 비약적 발전

임지훈 기자 입력 2021. 9. 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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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혈성 심장질환
김욱성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
인공심폐기 사용않는 수술로
회복도 빨라져 1주일내 퇴원
스탠트 시술보다 재발도 적어
[서울경제]

70대의 한 신사가 외래실을 찾았다. 다른 진료 기관 정기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돼 정밀 검사, 즉 관상동맥조영술을 받고 관상동맥우회수술이 필요하다고 들었다고 한다. 일흔을 훌쩍 넘겼지만 여전히 건강을 자신할 만큼 멀쩡한 데다 아무런 증상도 없어 수술이 꼭 필요한지 의심스러웠는지 고개를 갸우뚱했다. 수술을 견딜 수 있을지 하는 두려움도 내비쳤다. 긁어 부스럼 아닌가 하고 말이다.

수술은 누구에게나 두렵기 마련이다. 특히 심장수술이라면 더할 테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숙련된 의사를 만나도 여전히 고난이도 수술이 많아서 더 그렇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 간 수많은 심장외과 의사들의 노력으로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은 현저하게 감소됐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1990년대 말의 관상동맥우회술 수술 사망률은 5% 전후였으나 2020년 관상동맥우회술 수술사망률은 1% 전후로 괄목할 만한 향상을 보였다. 수술 후 회복속도 또한 빨라져 90% 이상 환자들이 1주일 내에 퇴원한다. 대부분 한 달 내에 직장으로 복귀가 가능할 정도의 몸 상태를 보인다.

그러면 관상동맥이 좁아진 경우 시술과 수술의 차이는 무엇일까. 관상동맥은 심장 근육, 즉 심근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운반하는 도로와 같다. 도로가 좁아지면 산소와 영양분을 싣고 가는 혈액이 원활하게 통과하지 못한다. 특히 운동 시 심장의 박동이 증가하는데 이때 좁아진 도로(혈관)에서 교통정체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심근으로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할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해 심근의 허혈이 발생해 흉통이나 부정맥에 의한 급사 같은 심각한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스탠트 시술은 좁아진 도로(혈관)를 다시 넓히는 것이고 관상동맥우회술은 우회도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스탠트 시술은 병변이 있는 부위에, 관상동맥우회술은 병변이 없는 건강한 부위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따라서 건강한 혈관에 시행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이 스탠트 시술에 비해 재발률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Y자로 연결된 양측 내흉동맥 모식도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Y자로 연결된 양측 내흉동맥 초음파 사진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Y자로 연결된 양측 내흉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치료법은 관상동맥조영술 후 병변의 범위와 정도에 따라 결정한다. 병변이 넓게 퍼져 있고 협착이 여러 곳이거나 석회화가 심한 경우, 혈관이 너무 꼬불꼬불해 시술이 힘들 때 관상동맥우회술로 수술한다. 최근에는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는 무심폐기하 관상동맥우회술이 비교적 많이 쓰인다. 수술 후 회복속도가 빠르고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줄어드는 게 장점이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관상동맥우회술이 필요한 경우 90% 내외 환자를 무심폐기하 관상동맥우회술로 시행하고 있다. 우회술을 시행하는데 필요한 도관으로는 가슴에 있는 내흉동맥, 다리에 있는 복재정맥, 팔에 있는 요골동맥, 그리고 복부에 있는 위대망동맥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내흉동맥이 가장 좋은 도관으로 평가받는다. 왼쪽 내흉동맥을 주로 사용해왔지만 최근에는 양쪽 내흉동맥을 모두 사용하는 추세다. 왼쪽만 사용하는 것에 비해 장기적으로 환자에게 더 낫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역시 양쪽 내흉동맥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환자의 20% 가량은 70대 이상 고령이다. 과거에는 이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술을 금기 시했다. 환자 나이를 고려하면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현재는 마취술, 수술 후 관리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고령이라고 해서 수술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70대 환자의 관상동맥우회술 후 사망률이 1% 전후로 60대와 차이가 없다.

관상동맥우회술은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되는 심장수술로 스탠트에 비해 재협착률이 적다. 현재는 70~80대 환자분들도 많이 시행받고, 수술 방법의 발전으로 수술 후 회복과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예전보다 현저히 빨라 졌다. 관상동맥조영술 후 관상동맥우회술을 권유 받았다면 너무 겁을 먹거나 낙담하지 말고 의사들의 판단을 따르는 게 현명한 결정이다. /김욱성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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