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 집값 급등 이유있었네.."3040 서울 주택 구매여력 부족"

권한울 2021. 9. 2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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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보고서.."대출 규제로 시장진입 어려워져"
청명한 시계를 보인 26일 서울 남산 위의 서울 N타워 전망대에서 인천대교까지 보이고있다. [김호영 기자] 20207.26
30~40대 무주택자는 주택 구매 의지가 있더라도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수도권에 주택을 살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3일 신용평가기관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주택 매수자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한 '수도권 무주택 30·40대 주택 구매 여력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서울·경기 등 수도권 주택시장의 주요 수요자는 30∼40대이며 이들은 정부의 공급 신호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산·금융 등을 활용해 주택을 매입하는 특성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주택 매수세는 최근 1∼2년 사이 크게 강해졌다. 2019년 1분기 서울에서 주택을 매입한 무주택자 중 40대 이하의 비중은 60% 수준이었는데, 작년 4분기에는 71.1%로 높아졌다. 특히 30∼40대 생애 최초 부동산 매입자 비율도 2018∼2019년 14∼20% 수준에서 작년 8월 26%까지 올라갔다.

수도권 무주택자들이 주택 구매에 나서는 이유를 ▲청약 경쟁 과열 ▲신혼부부, 생애최초 등 특별공급의 높은 경쟁률 ▲맞벌이 가구 등 소득제한에 따른 청약 포기 ▲전셋값 급등에 따른 추격 매수 ▲무주택 낙오 회피 심리 등으로 꼽았다. 지난해와 올해 1~5월 서울 평균 청약 당첨 가점 하한이 각 61점과 60점으로 부양가족이 적고 무주택기간이 짧은 3040대 무주택자가 청약에 당첨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청약 대신 주택 매수로 눈을 돌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건산연은 지금까지 자기자본 등 금융 여력이 있는 3040 계층이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서 큰 역할을 했는데, 이들이 여전히 주택 구매 여력이 있는지가 향후 주택시장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봤다. 이를 위해 현재 무주택자의 보유 자산 및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현 대출 규제 상황에서 조달 가능 금액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들의 구매 여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 30∼40대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한 LTV 제약으로 주택 매매시장에 진입할 여지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현재 전세자금 만으로는 서울의 중위 가격 주택은 물론, 대출을 최대로 받더라도 현재 전세로 거주 중인 주택을 구매하는 것조차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KB국민은행 부동산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4667만원이다.

경기 지역은 현재 임차한 주택을 매수하려면 구매가 가능하지만, 중위 수준의 주택으로 이주하려는 경우엔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인천 지역은 수도권 내 여타 지역 대비 구매여력이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부동산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달 기준 5억5784만원, 인천은 3억6482만원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탈 서울 내집마련 수요'가 경기·인천 지역에 쏠리면서 최근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13.11%로, 작년 1년치 상승률(9.08%)를 넘어섰다. 올해 1~8월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6.72%, 인천은 17.93%에 달했다.

김성환 경제금융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LTV 수준을 분석한 결과, LTV 완화 없이는 서울 무주택자들이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들의 구매 열망에 대한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주택가격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 과도한 주택구매가 주거 이동 제약, 깡통전세, 역전세 등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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