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국전쟁 전사자 68인 유해와 함께 귀국

정대연 기자 입력 2021. 9. 23. 16:56 수정 2021. 9. 2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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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공군1호기로 봉송되는 유해를 향해 경례하고 있다. 호놀룰루|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3박5일 간의 미국 뉴욕·하와이 순방을 마치고 한국전쟁 국군 전사자 68명의 유해와 함께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순방기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한반도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주관하며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국전쟁의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과 함께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제안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참전) 영웅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라며 “지속가능한 평화는 유엔 창설에 담긴 꿈”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간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원론적 언급을 한 데서 한 걸음 나아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인수식에서 한국전쟁의 가장 치열한 전투로 알려진 ‘장진호 전투’ 당시 미군과 국군의 희생을 언급하며 “영웅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나의 부모님을 포함한 10만여명의 피난민이 자유를 얻었고, 오늘의 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50년 11~12월 미 해병1사단이 주축인 유엔군이 개마고원의 장진호 북쪽으로 진출하던 중 중공군에 포위돼 격전을 벌이다 흥남으로 철수했다. 당시 사상자는 유엔군 1만7000여명, 중공군 4만8000여명에 달했다. 이번에 봉환된 국군 전사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고 김석주·정환조 일병은 모두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유해 인수식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국군 전사자 유해 68구를 하와이에서 국내로 모시고, 미군 유해 6구를 고국으로 봉송하기 위해 열렸다. 한·미 양국은 한국이 발굴해 미군으로 확인된 유해와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전달받은 유해 중 한국군으로 확인된 유해를 상호 송환하고 있다. 한국 대통령이 한·미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인수식을 해외에서 직접 주관한 것은 처음이다.

태극기로 덮인 채 대통령 전용기와 공군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에 실린 국군 전사자 유해는 23일 저녁 문 대통령과 함께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약 10시간의 비행을 마친 대통령 전용기 등이 영공에 진입하자 공군 전투기 4대가 엄호비행했다. 도착 직후 문 대통령과 유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해 봉환식이 열렸다.

문 대통령은 유해 인수식에 앞서 이날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서 고 김노디·안정송 지사 후손들에게 독립유공자 훈장을 추서했다. 하와이 이민 1세대인 두 지사는 자금을 모금하는 등 독립운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 문 대통령은 하와이를 떠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유엔총회에서 높아진 대한민국의 국격과 무거워진 책임을 동시에 느꼈다”며 “방탄소년단(BTS)이 유엔총회장을 무대 삼아 <퍼미션 투 댄스>를 노래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썼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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