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회장 130억 기부.. '하루키 문학관' 와세다대에 다음 달 개관

최진주 2021. 9. 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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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72)가 기증한 친필 원고와 서적, 음반 등 1만여 점의 자료를 한자리에 모은 자료관이 다음 달 1일 모교인 와세다대(도쿄 신주쿠구)에 문을 연다.

"이곳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가 와세다대의 새로운 문화 발신 기지가 되기를 바란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궁리해 내고 구체화할 수 있는 장소가 되면 좋겠다." 그는 희망을 피력하며 "시작은 내가 기증한 자료나 책이 중심이지만, 점점 다른 사람의 책이나 자료도 소장해 폭넓고 유동적인 연구 시설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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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필 원고 등 1만여 점 전시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 개관
도쿄 신주쿠구 소재 와세다대에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와세다대 국제문학관)가 다음 달 1일 개관한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와세다대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의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72)가 기증한 친필 원고와 서적, 음반 등 1만여 점의 자료를 한자리에 모은 자료관이 다음 달 1일 모교인 와세다대(도쿄 신주쿠구)에 문을 연다. 무라카미와 와세다대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와세다대학 국제문학관(통칭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의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국제문학관은 무라카미가 재학 중 자주 다녔던 이 대학 연극박물관에 인접한 4호관을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가 리모델링했다. 지상 5층, 지하 1층, 연면적 2,100㎡의 이 건물을 ‘무라카미 문학’을 테마로 재건축한 비용(12억 엔)은 의류업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72) 회장이 기부했다. 야나이 회장은 무라카미와 동갑으로, 와세다대에 같은 해 입학했다.

도쿄 신주쿠구 소재 와세다대에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와세다대 국제문학관)가 다음 달 1일 개관한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와세다대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도쿄=AFP 연합뉴스

문학관 입구에는 나무로 만든 아치 모양의 터널이 설치됐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설치된 서가에는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등 대표작과 세계 각국의 번역본이 전시돼 있다. 반대로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무라카미 문학에 영향을 끼친 과거의 명작이나 동시대 일본 문학 등 다양한 작품이 테마별로 진열돼 있다.

건물 곳곳에는 무라카미 소설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열광할 만한 시설이 즐비하다. 1층의 오디오룸에는 빌리 홀리데이, 냇 킹 콜 등 무라카미가 즐겨 들었고 소설에도 등장하는 왕년의 재즈 피아니스트나 가수의 음반이 전시돼 있다. 카페, 라운지가 들어선 지하 1층에는 ‘직접 운영했던 재즈 카페 ‘피터 캣’에 놓여 있던 그랜드 피아노가 설치돼 있으며, 무라카미의 서재를 그대로 재현한 장소도 마련돼 있다.

도쿄 신주쿠구 소재 와세다대에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와세다대 국제문학관)가 다음 달 1일 개관한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와세다대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자신은 밖에서 본 전경. 도쿄=AP 연합뉴스

1968년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입학한 무라카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4호관을 보며 학생들이 점거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우리는 ‘대학 해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싸우다 실패했다”면서도 “방법은 문제였지만 선생이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체제를 타파하고 더 열리고 자유로운 대학을 만들어 가자던 이상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곳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가 와세다대의 새로운 문화 발신 기지가 되기를 바란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궁리해 내고 구체화할 수 있는 장소가 되면 좋겠다.” 그는 희망을 피력하며 “시작은 내가 기증한 자료나 책이 중심이지만, 점점 다른 사람의 책이나 자료도 소장해 폭넓고 유동적인 연구 시설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와세다대 측도 무라카미의 작품만이 아니라 해외 학생 및 연구자 간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는 문학 연구의 세계적 거점을 목표로 내걸었다.

도쿄 신주쿠구 소재 와세다대에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와세다대 국제문학관)가 다음 달 1일 개관한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와세다대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무라카미가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도쿄=AFP 연합뉴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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