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콘텐츠 경쟁시대, PP 역할 제고해야

박지성 2021. 9. 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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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콘텐츠의 중심이 되는 방송콘텐츠는 지상파방송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중심으로 제작된다.

지상파방송은 한국을 대표하는 소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고, PP는 지상파방송이 제공하기 어려운 다수의 프로그램을 제작해 공급한다.

방송콘텐츠 시장에서 PP는 지상파방송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 시청자 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PP는 방송콘텐츠 시장의 견인 축인 외주제작, 독립제작 등 제작 기반 시장을 활성화해서 방송생태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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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민 전남대 교수

한류 콘텐츠의 중심이 되는 방송콘텐츠는 지상파방송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중심으로 제작된다. 지상파방송은 한국을 대표하는 소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고, PP는 지상파방송이 제공하기 어려운 다수의 프로그램을 제작해 공급한다. 지상파방송과 PP가 조화로운 역할 분담을 통해 우리 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있다.

방송콘텐츠 시장에서 PP는 지상파방송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 시청자 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PP는 방송콘텐츠 시장의 견인 축인 외주제작, 독립제작 등 제작 기반 시장을 활성화해서 방송생태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IP)TV라는 유료 방송 플랫폼에 다양한 채널을 제공해서 가입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기능도 한다.

그러나 PP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제공 사업자가 국내 콘텐츠 시장에 진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에 유료 방송 플랫폼은 PP에 제공하는 프로그램 사용료를 충분히 주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분야의 광고 확대로 방송 광고 시장이 위축돼 광고 수익도 줄고 있다. 실제로 방송 광고는 시장 규모가 10년 전에 비해 3분의 1이나 줄었다.

기업이 양질의 제품을 만들려면 제품 개발에 투자해야 하듯이 PP도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려면 많은 제작비를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콘텐츠에 투자할 재원이 충분하지 않아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넷플릭스나 디즈니가 드라마 한 회 분 제작에 100억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PP는 1개 사의 1년 제작비가 평균 120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없는 환경이다.

PP가 방송콘텐츠에 투자할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유료 방송 플랫폼이 콘텐츠 사용료를 충분히 줄 수 있도록 저가 수신료 시장을 개선해야 한다. PP의 주요 수입원인 광고에 대한 규제를 완화, 인터넷과 모바일로 가고 있는 광고가 방송으로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의 PP 콘텐츠 제작 지원도 규모를 키우고, PP 활동을 제약하는 규제도 대폭 풀어야 한다.

우리나라 PP의 현실을 보면 성적이 뒤처진 학생에게 공부할 여건은 마련해 주지 않고 좋은 성적을 바라는 것과 유사하다.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고 해서 질책하기보다 왜 그런지를 살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PP 상품인 프로그램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비자인 시청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는지를 살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PP는 방송 프로그램을 직접 생산하기는 하지만 판매는 유료방송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다. PP의 광고도 이용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제품을 간접 판매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규칙을 관리하는 정부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PP는 지상파방송, 유료 방송 플랫폼 등에 비해 정책에서 우선순위에 밀려나 있다. 이제는 PP 역할을 고려,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미래 지형을 다시 그려야 한다.

PP와 같은 실시간 방송콘텐츠는 이를 전달하는 유료 방송 플랫폼의 가치를 높이고 우리나라 방송콘텐츠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나아가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로부터 우리 콘텐츠 산업을 지키는 보호자 역할을 한다. 다양한 PP가 시장에서 안정된 수익으로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등 방송콘텐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래야만 한류 바람을 이어 가고, 우리 문화의 가치 계승과 발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cmjoo@j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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