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안 하지만 투자".. 당근마켓 신탁, 순식간에 70억 몰려

이경은 기자 2021. 9. 2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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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영 NH투자증권 상무 인터뷰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지난달 국내 16번째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단순 중고 거래 플랫폼을 넘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을 접목해 지역 커뮤니티를 구축한 점이 비결로 꼽힌다. /당근마켓

지난달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선 ‘당근마켓 신탁’이 화제였다. 중고 직거래 사이트인 당근마켓 주식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으로, NH투자증권이 만들어 판매했다. 지난 2015년 문을 연 당근마켓은 가입자 수가 2000만명이 넘는 지역 기반 온라인 중고 거래 장터다. 중고 거래 시장에 가장 늦게 합류했지만, 몸값은 현재 3조원으로 가장 크다.

서재영 NH투자증권 상무는 “중고 거래는 전혀 할 것 같지 않은 거액 자산가들이 어떻게 당근마켓에 투자할 수 있느냐고 계속 문의해 왔다”면서 “간신히 70억원어치 지분을 구해 신탁 상품으로 내놨더니 최소 가입 금액이 3억원으로 높았음에도 금세 완판됐다”고 말했다. 자산가들은 당근마켓이 AI(인공지능)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기존 쇼핑몰을 위협할 만큼 금방 몸집을 키우며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한다.

서 상무는 증권업계의 스타PB(프라이빗뱅커)로, 지난 2019년엔 증권가 전체에서 연봉이 가장 많았다. 당근마켓 신탁처럼, 그가 점찍은 기업에 고객들이 투자하고 대박을 터뜨린 것이 연봉킹 비결이었다.

그는 관리자가 되어 더 높은 직급으로 승진하는 길 대신 자산 관리 전문가의 길을 택했다. 기업에 직접 방문하고 최고경영자(CEO)까지 만나는 마당발 PB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 출간한 책(AI퍼스트)도 그가 국내외 AI 기업 170여 곳을 직접 찾아가거나 꼼꼼히 연구해서 내놓은 결과물이다.

증권가 연봉킹으로 유명한 서재영 NH투자증권 상무. /조선일보 DB

서 상무는 AI를 갖춘 플랫폼 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베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I를 모르면 돈 벌기 힘든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AI가 세상을 바꾸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AI가 투자의 주요 테마가 될 것이며, 이런 기업들이 한국을 먹여 살릴 겁니다.”

AI에 꽂힌 서 상무는 “AI를 서비스나 상품에 장착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생존 여부가 갈리고 있다”면서 “음식, 의료, 금융, 광고, 패션 등 전 분야에 걸쳐 AI를 일찍 도입한 기업은 큰 성장을 하면서 투자도 척척 받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AI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랐다는 데에는 그도 동의했다. 서 상무는 “AI 기업들의 가치가 크게 오르긴 했지만 길게 본다면 지금도 싼 가격일 수 있다”면서 “투자도, 창업도, 취업도 앞으로는 AI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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