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돋보기] 텔레그램에서 '가짜 백신접종 증명서' 만든다고?..전세계 '몸살'

다크웹·텔레그램 등 통한 암거래 활발..체크포인트·에스투더블유랩 등

[아이뉴스24 최은정 기자] 사용자 보안이 강화된 메신저인 텔레그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서를 무료로 만들어주는 봇(bot)이 새롭게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기업 체크포인트는 23일 "최근 오스트리아에서는 가짜 백신접종 증명서·여권 등을 더 많이 팔기 위해 판매자들이 텔레그램 봇 등 신기술을 쓰고 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체크포인트 연구진(CPR)에 따르면 이 봇은 개인정보 등 사항 입력 시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진단 검사에서 음성 결과를 받았다는 내용의 PDF 문서를 생성한다. 해당 문서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수 악용 사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이달 기준 텔레그램에서는 약 1만명의 사업자들이 PCR 진단 검사지를 비롯해 미국·영국 코로나19 백신접종 카드 등을 가짜로 만들어 거래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10일 1천명에서 10배 늘어난 수치다.

회사 측은 "가짜 백신 증명서 암거래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산업화되는 추세"라며 "최근 여러 국가에서 백신 의무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가짜 백신 증명서 암시장 거래에도 붐이 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스트리아,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질, 포르투갈, 싱가포르, 태국 등 신규 9개 국가를 포함해 전세계 29개국에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해당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 보안업체 에스투더블유랩도 다크웹에서 백신접종 위조 증명서가 판매되고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다크웹은 특정 브라우저로만 접근 가능한 웹사이트로 인터넷주소(IP) 추적이 어렵다는 게 특징이다.

에스투더블유랩 관계자는 "최근 다크웹에는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완료했다는 내용의 증명서를 위조, 이를 판매하는 포스팅이 다수 게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4월 관련 게재글 건수는 지난 1월 대비 약 4배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내는 유효 시간이 정해진 QR코드 기반으로 백신접종을 인증하고 있어 위조가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는 예측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15초 동안만 유효한 스마트폰 QR코드 인증을 가짜로 만들기는 매우 힘들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90% 이상이고 국민들이 백신접종 증명서를 수용하는 정도가 크기에 이같은 인증 방식을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선진국의 경우라도 백신접종 증명서를 수용성이 떨어지고, 스마트폰 소유 여부를 차별로 인식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종이문서 중심의 인증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면서 "여권에서 활용하는 종이문서 위조 방지 대책을 적용해 위조 가능성을 낮추는 방안이 있으나 이 역시도 근본적인 대책이 되긴 힘들다"고 말했다. 보안성 강화를 위해 특정 시간만 유효한 QR코드, 분산ID(DID) 기반 인증 방식이 권고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은정 기자(ej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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