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한미의 대화·인도주의 지원 의지 잇단 발신에 북한은 답해야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화 의지를 잇달아 발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전쟁 종료 선언을 제안한 데 이어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과 한미 양국의 후속 반응에서 이런 분위기는 이어진다. 북한이 이런저런 명분으로 완고하게 대화를 거부하는 터여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국면 전환 시도이긴 하지만, 대화와 항구적 평화 실현이 궁극적인 지향이라면 변함없는 대화 의지 표출은 그 자체로도 의미를 지닌다. '반응도 없는데 또 대화 타령이냐'는 비판이 나오지만, 대화 밖에서는 궁극적인 해법을 찾을 수 없고 찾아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연설 하루 뒤인 22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3인은 대화의 시급성에 공감했고, 창의적이고 다양한 대북 관여 방안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한다. 물론 대북 관여 방안의 하나로 종전선언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밝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미일, 특히 한미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 표명은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문제는 이행 가능성을 높이는 실효적인 제안과 조치들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대화에 응하기는커녕 무력 시위를 이어가며 오히려 긴장도를 높인다. 표면적으론 한미 연합훈련 시행 등 대북 적대시 정책 지속을 구실 삼아 무력 시위를 정당화한다. 유엔 대북 제재 위반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플루토늄 추출과 우라늄 농축을 위한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는 징후까지 드러내며 어깃장을 놓는다. 핵시설과 미사일을 동원한 북한의 시위 근저에는 강력한 대북 제재 유지에 대한 불만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어 내부 민생 문제가 시급한 현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더 적극적인 당근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부분적인 제재 해제와 인도주의적 지원 등에 관심을 둬야 할 때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와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어떤 방안들이 오갔는지 상세하게 공개되진 않았다. 하지만 3국 외교장관 회담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대사가 동석한 것을 두고 이번 회담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을 무대로 한 금주 외교 이벤트를 계기로 대북 인도주의 지원 방안이 더 실효성 있게 다듬어지길 기대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요구해 왔지만, 이젠 제재의 기본 정신과 범위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부분적인 제재 해제도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팬데믹이란 특수 상황에 맞닥뜨린 지금은 인도주의적 지원뿐 아니라 그것과 연계된 각종 유화책을 모색하는 융통성이 요구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한미가 아무리 대화 의지를 내보여도 북한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간만 보고 뒤로 빠진다면 그것만큼 맥 빠지는 일이 없다. 북한이 지난달 남북 통신연락선을 전격 복구했다가 한미 연합훈련을 구실로 통신선을 다시 불통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런 상황 지속은 오히려 기존 교착 상태를 더 악화시키는 악재가 될 수 있다. 과도한 '대북 구걸 외교' 아니냐는 남한 내 비판의 목소리 등 대북 혐오감을 키운다. 그러면 정부의 대북 정책에서도 운신 폭이 좁아지는데 이는 북한에도 전혀 이롭지 않은 국면 조성인 셈이다. 북한이 지금까지는 협상력 제고 카드들을 사용했다면 이젠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할 이유다. 올해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당시 탈냉전의 흐름 속에 남북이 유엔을 매개로 공유한 정신을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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