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대선 토론회서 '박원순 조문' 도마..심상정 "다 제 탓"

기사내용 요약
이정미 "피해자 연대 의원들 대리 사과…당이 흔들려"
황순식 "심탈린, 소통 부족" 김윤기 "당 지지율 최악"
심상정 "대표 해도 안 해도 다 제 탓…소녀가장 불가능"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23일 상암동 MBC에서 열린 특집 MBC '100분 토론'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이정미(왼쪽부터), 황순식, 심상정, 김윤기 후보가 토론회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1.09.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윤해리 기자 = 23일 정의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두 번째 방송 토론회에서 네번의 대권 출마로 인지도가 높은 심상정 후보에 대한 견제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심 후보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과 피해호소인 호칭 사용이 도마에 올랐다.

이정미 후보는 이날 MBC 주관으로 열린 정의당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부른다거나, 조문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피해자 편에 서겠다는 두 의원에 대해 대리로 사과를 했다"며 "이런 모습들이 당이 흔들리고 불투명한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 이름에 대한 언급은 피했으나, 심 후보가 지난해 7월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피해자와 연대 차원에서 박 전 시장 조문을 거부해 일부 당원들의 반발이 일자, 공식 사과 입장을 낸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정의당이 계속 여성주의 정당이다, 페미정당이다 이런 공격들이 있다. 우리가 얘기하는 성평등 사회는 인간은 존엄하고 시민들은 모두 연대하는 행복해지는 사회로 가기 위한 전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런 질문 앞에선 피하거나 흔들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흔들림이 코드이신 것 같은데, 피해 호소인은 피해자 변호인이 등장하기 전까지 당 내에서 그렇게 정리하기로 했었다"며 "조문을 갈 것인가 안 갈 것인가에 대한 당 내 논쟁이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황순식 후보도 "'심탈린'(심상정+스탈린)이라는 별명을 들어보셨냐"며 "좋게 말하면 카리스마가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한편으로 소통과 토론이 부족하지 않냐는 평가 속에서 그런 별명이 나온 것 같다"고 저격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제가 대표를 해도, 안 해도 다 심상정 책임이라고 하시기 때문에 인정하겠다"고 웃으며 맞받았다.

심 후보는 "모든 직위나 권한에 다 상관없이 심상정 책임이기 때문에 상당 부분 인정한다"며 "소녀 가장처럼 당을 끌고 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당은 후배들이 잘 끌고 가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정의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자신들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에 맞서 정의당을 재건할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두 번의 총선과 이번 대선까지 저 당은 심상정 어깨에만 기대서 가는 당이 되다 보면 노란 점 하나는 빛날 수 있지만 당 전체는 왜소하다"며 "여영국 대표, 심상정 의원, 대선후보 이정미가 삼각편대를 짜서 저 당이 든든한 리더십이 구축돼 있다는 믿음을 드릴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많은 시민들이 심상정과 이재명의 진검승부 리턴매치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정미 후보도 훌륭한 의정활동을 했지만, 지역구 돌파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그 다음으로 뻗어나가지 못한 점이 있다. 당이 가장 투자한 준비된 후보가 나가서 성과를 만들어서 당이 재개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기 후보는 "20년간 진보정당이 갖고 있는 지지율 중에 최악인 상태에 왔다. 국민들의 눈에는 두 분이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보일 것"이라며 "가장 급진적이지만, 구체적이고 현실적 정치 대안을 가진 김윤기가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지난 5년 문재인 정부 실정에 실망한 시민들이 정의당을 대안으로 여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뼈 아프게 반성해야 한다"며 "저는 당 내 통합과 당 밖의 폭넓은 연대를 통해 정의당의 미래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brigh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