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테이퍼링 이르면 11월에..국내 시장 영향은?

박효재 기자 2021. 9. 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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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지켜 보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현지시간) 연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사하고, 내년 기준금리 인상이 전망되면서 미국발 긴축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금융부담 상승에 따른 부동산 충격 등 연쇄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보다는 금융이 취약한 중국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당장 단기충격 가능성은 크지 않다. 23일 중국 헝다그룹 채무불이행 우려에도 코스피 하락폭이 전거래일 대비 0.41%, 원달러 환율이 전거래일보다 0.5원 상승에 그친 점이 이를 방증한다. 미국의 이른 긴축 가능성이 시장에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3개월 전쯤부터 미국의 긴축조치가 조금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테이퍼링이 내년까지 넘어간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급하게 올린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을텐데, 상황이 정리되면서 시장이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길 JP모건 본부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건 그만큼 미국 내 수요가 견조하다는 뜻”이라면서 “글로벌 경기 활성화 신호로 설사 금리인상이 이뤄진다고 해도 실물경기가 떠받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안심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향후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진행 속도 등이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테이퍼링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13년처럼 금융시장이 ‘긴축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을 시장에서는 그간 우려해왔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 미국에서 테이퍼링을 했을 때도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이 크진 않았다”면서 “다만 달러 유동성이 다소 부족해지면서 원화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은 자국 경기상황을 봐가면서 긴축 속도조절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만큼, 오히려 금융 취약성이 높고 한국과 경제적으로 밀착된 인접국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테이퍼링을 시작하거나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국제통화 보유국이 아니고 금융시장 개방도가 높으면서 최근에 통화가치가 떨어진 나라들에 영향이 클 것”이라고 봤다. 조 위원은 “국내 수출업체들 중심으로 교역국 상황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미국과 경쟁구도이면서 한국에 가까이 있고 최근 들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국 시장 상황을 당분간은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물경기보다 금융부담 상승에 따른 연쇄효과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금융업계에서는 대출금리를 올리고 당국은 대출한도규제를 하고 있는 데다, 한은의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요인까지 더해졌다”면서 “10월부터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주택 구매가 줄어들고 부동산 경기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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