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해진 카카오페이·LG엔솔 상장..하반기 IPO 대어 큰 장 없어지나

이다비 기자 입력 2021. 9. 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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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인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IPO 시장 열풍이 시들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꼭 대어급이 아니더라도 추석 연휴 이후 중소형 IPO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IPO 열풍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증권신고서 정정범위와 상장일정 등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는 오는 29일~30일로 예정된 기관 수요예측 일정도 미루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다음 달 14일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려던 카카오페이의 상장 계획이 불투명해진 셈이다.

카카오페이 로고

이는 최근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인터넷 플랫폼 규제 움직임으로 카카오페이 사업의 주요 내용이 바뀌면서 증권신고서를 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가 금융서비스를 중단하거나 금융 당국 눈높이에 맞춰 서비스를 개선하면 매출에도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기존 증권신고서에 반영해뒀던 예상 매출액과 핵심투자위험 등 내용을 일괄 수정해야 한다.

카카오의 핀테크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는 플랫폼(카카오페이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각 개인에 맞는 보험상품 등을 추천해줬는데 이를 금융당국이 ‘광고’가 아닌 ‘중개 행위’로 보면서 문제가 생겼다. 보험 중개를 하려면 보험중개사인 GA 자격을, 금융투자상품을 중개하려면 자본시장법에 맞춰 자격이 필요하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자회사인 KP보험서비스와 카카오페이증권으로만 자격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회사가 아닌 카카오페이가 직접 이 자격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상장 일정대로 하는지, 상장을 미루는지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원래 일정대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라도 11월은 되어야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K-배터리’ 흥행에 힘입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공표했던 LG에너지솔루션도 상장 일정이 아직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당초 지난 8월 중순 심사를 통과해 다음 달 중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제너럴모터스(GM) 배터리 리콜 사태가 발생하면서 거래소에 심사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앞서 GM은 지난달 20일(현지 시각)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를 들여 쉐보레 볼트 전기차 7만3000대를 추가 리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에 이어 세 번째 리콜인 셈이다. 리콜 결정으로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실적에 각각 2346억원, 910억원 규모의 리콜 충당금을 쌓았다. 그러나 GM에 보상할 분담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고 LG 내부 분담비율을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본격적으로 상장 일정에 돌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GM 리콜 조치 방안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한 후 올해 안 상장 완료 목표를 지속 추진할지 여부를 오는 10월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올 추석 연휴 이후 대어급 IPO로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두 회사의 상장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달려왔던 IPO 열풍이 사그라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만약 두 회사의 상장이 올해 안에 어렵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제일 기대됐던 IPO들이 한순간에 미뤄지는 셈”이라며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현대중공업이 이어온 IPO 대어장(場)이 잠깐 주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페이가 공모가격을 낮춰 연내 상장하게 된다면 이는 오히려 투자자를 끌어올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공모가를 한 차례 더 낮춰 증시에 입성한다면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부각돼 카카오페이 공모흥행 뿐 아니라 IPO 시장 열기도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꼭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이 아니라도 남은 하반기 출격 준비 중인 중소형 IPO가 많은 점도 IPO 열풍에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당장 다음 주 중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과 케이카의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다”며 “이미 올해 역대급 IPO 시장이 형성됐고, 유가증권시장 IPO도 지난해 대비 3배가량 급증해 IPO 열풍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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