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주사' 맞아도 살 안 빠져..보건연 "아나필락시스 쇼크 위험만"

이창준 기자 2021. 9. 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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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보톡스 주사/정지윤 기자


‘백옥주사’ ‘태반주사’ 등 미용과 건강증진 목적으로 사용되는 주사제들에 검증된 효능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의 부작용을 보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23일 ‘미용 및 건강증진 목적으로 사용되는 주사제에 관한 안전성 및 유효성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2016년 신데렐라주사·백옥주사·마늘주사·감초주사·태반주사 등 비급여 미용주사에 대한 유효성 연구를 통해 해당 주사제들이 입증 가능한 효능은 부족한 반면 과민성 쇼크와 발진 등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지난 연구의 5개 주사제를 비롯해 비타민주사·연어주사·윤곽주사·보톡스 등 총 9개 주사제의 임상적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현재 미용목적으로 허가된 보톡스 외 나머지 주사제들은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반면 아나필락시스성 쇼크와 같은 중대한 유해 사례는 다수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신데렐라주사의 경우 주사제에 포함된 티옥트산 성분의 체중 감량효과 관련 문헌 1건이 확인됐으나 해당 성분은 비만 환자의 혈중 콜레스테롤 등 지질 수치를 개선하는 효과만 있을 뿐 체중과 관련된 체질량 지수(BMI)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해당 주사제를 투여한 경우 발진과 가려움 등 경미한 부작용을 포함해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보고됐다.

백옥주사의 경우도 주사제에 함유된 글루타티온 성분이 유의미한 피부톤 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부 접종자로부터 열, 메스꺼움, 두드러기, 구토 등의 부작용 증상과 호흡 곤란, 아나필락시스성 쇼크 등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타민주사의 경우 단기적(1일) 피로 개선 효과는 나타났지만 장기적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마늘주사와 감초주사, 태반주사, 연어주사와 윤곽주사는 모두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문헌 자체가 없었다. 이중 마늘주사는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성 쇼크 사례가 보고됐으며 태반주사는 두드러기와 전신 발진, 부종 등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다. 윤곽주사의 경우 접종 후 부종, 피부 변색을 포함해 피부 함몰, 염증, 하혈 등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톡스는 조사 대상중 유일하게 미용 효과가 확인됐다. 보톡스에 함유된 보툴리눔 독소의 경우 이미 미용 목적으로 허가된 미간주름, 눈가주름, 이마주름 등을 제외하고도 얼굴 중간 아랫부위와 목 부위에서도 일부 주름 개선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작용 건수도 9개 주사제 성분 중 가장 많이 보고됐다. 연구에서 참조한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 위해정보자료 등에 따르면 보톡스를 투여 후 호흡곤란, 연하곤란(삼킴장애), 안검하수, 신경병증 등으로 입원하거나 그 기간을 연장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민 정책연구팀장은 “문헌의 양이 많지 않아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는 부족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효과를 체감하는 경우도 있어 효과의 유무는 단언할 수 없다”면서도 “중대한 부작용이 지속적으로 보고되는 만큼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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