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추석 민심? 코로나 극복과 민생 말고 뭐가 있나
※내부자는 몸담은 조직을 꿰뚫고 있다. 하지만 구성원이기에 공론화할 가치가 있음에도 알고 있는 것이나 마음속 주장을 솔직하게 밝히기 어렵다. 레이더P는 의원과 함께 국회를 이끌고 있는 선임급 보좌관의 시각과 생각을 익명으로 담은 '복면칼럼'을 연재해 정치권의 속 깊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추석이나 설 같은 대명절 이후 여론의 '장터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명절에는 고향을 떠나 전국 다양한 곳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 여론이 섞이고, 이로 인해 명절이 지난 후 여론의 변화가 전국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으로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흔히 쓰는 용어다.
이런 '장터효과'가 있었던 대표적인 시기는 2006년 추석이다. 2007년 12월 대선을 1년여 전이었던 당시 추석을 앞두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추석이 지나고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정체됐던 반면 이 전 시장의 지지도는 10%포인트 정도 상승했다(당시 리얼미터 기준). 이런 분위기는 대선까지 이어져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탄생한다.
이번 추석에도 '장터효과'가 일어났을까. 미미했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다. 흩어져 살고 있는 가족이 한곳에 모이기 어려워진 것이다. 또 대다수 국민이 스마트폰을 갖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공유하는 등 지역과 세대별 정보 격차가 줄어든 덕에 특별히 명절을 통해 새로운 여론이 형성되고 확산된다는 말이 합당하지도 않아 보인다.
명절이 더 이상 여론의 분기점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여당이 더불어민주당과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민심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했다. 민주당은 '정권 재창출'을, 국민의힘은 '정권 교체'를 추석 민심에서 읽었다고 한다. 서로 다르게 읽은 추석 민심이 작금의 상황에 부합한지 의문이다.
진정한 추석 민심은 무엇이었을까. 지역 주민들을 직접 만나본 정치인들은 다 알 것이다. 백신 접종 여부을 묻는 게 추석 인사에 빠지지 않는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 정치가 좀 더 잘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상대 후보 상처 내기와 비방, 고질적인 정쟁은 지양해야 하고 코로나19 극복과 민생 회복, 경제 활력 등을 위한 대안 중심으로 양당이 경쟁하기를 국민은 바라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내내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윤석열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 키우기에만 골몰하고 있었다. 특히 민주당 경선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호남 대전'을 앞두고 이낙연 후보 측은 '대장동 의혹'을 내세워 이재명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정권을 재창출할 의지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있다.
검증과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일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금과 같이 민생은 뒷전이고 의혹 부풀리기에만 골몰하는 정치세력에 정권을 운영할 기회가 주어질지 의문이다. 진정한 추석 민심은 오직 '코로나19 극복'과 '민생'이다. 알면서 모른 척하는 건가.
[더불어민주당 H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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