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판 뒤흔든' 논란의 유튜버 해커, 정식 선수 길 들어설까 [현장메모]

김용일 2021. 9. 2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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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모른다. 생각해 보겠다."

프로 당구판을 뒤흔든 '유명 당구 유튜버' 해커(39)는 '다시 정식 선수의 길에 도전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구독자 수 7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 '당구해커'를 운영 중인 그가 프로당구 PBA에 초청선수(와일드카드)로 참가했다가 4강에 오르면서 당구 팬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해커는 나의 또다른 캐릭터라고만 생각한다. 정식 경기할 때 가면, 모자를 쓰면 논란이 생기지 않겠느냐. (선수를) 다시 한다면 본래 나로 돌아가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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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PBA토토

[스포츠서울 | 고양=김용일기자] “미래는 모른다. 생각해 보겠다.”

프로 당구판을 뒤흔든 ‘유명 당구 유튜버’ 해커(39)는 ‘다시 정식 선수의 길에 도전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구독자 수 7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 ‘당구해커’를 운영 중인 그가 프로당구 PBA에 초청선수(와일드카드)로 참가했다가 4강에 오르면서 당구 팬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해커는 지난 22일 경기도 고양 소노캄고양에서 막을 내린 PBA 2021~2022시즌 ‘TS샴푸 PBA 챔피언십’에서 당구 4대 천왕 중 한 명인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을 32강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꺾는 등 대이변을 일으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16강과 8강에서도 베테랑 김종원과 김남수를 연달아 누르며 우연이 아닌 실력임을 증명했다. 비록 4강에서 대회 우승을 차지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에게 세트스코어 0-4로 졌지만 해커는 지난 한가위 당구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었다.

제공 | PBA토토

하지만 해커를 향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그가 PBA투어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올 시즌 첫 대회였던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도 나섰는데 128강에서 베트남의 마민캄에게 패하며 탈락했다. 당시부터 해커의 PBA투어 참가 논란이 거셌다. PBA는 대회 흥행과 색다른 볼거리 등을 고려해 그에게 와일드카드 자격을 매겼다. 그러나 아무리 유명 유튜버라고 해도 엄연히 아마추어 당구 선수인 만큼 PBA 참가는 불공정하다는 견해가 나왔다.

또 그가 착용하는 ‘가이 포크스 가면’도 논란거리다. 가이 포크스는 1605년 영국 왕실의 가톨릭·청교도 탄압에 항의해 의회 건물을 폭파하려다가 실패한 자다. 그가 처형된 뒤 대중은 그를 왕실에 저항한 혁명가로 치켜세우면서 11월5일을 ‘가이 포크스 데이’로 지정, 매년 기념하고 있다. 또 그의 일화를 다룬 영화 ‘브이 포 벤데타’가 인기를 끌면서 그는 독재자를 상대로 싸우는 저항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실제 인물을 본뜬 ‘가이 포크스 가면’은 저항의 상징으로 불린다.

해커는 “지난 2018년부터 당구 채널을 운영했는데 ‘내기 당구’ 콘셉트로 많이 꾸렸다. 음지 놀이라는 선입견이 강한 만큼 출연자에게 얼굴을 가리고 싶으면 가리라는 의미에서 별다른 뜻 없이 (가이 포크스) 가면을 주문했다”며 “그런데 불편해서 못 쓰는 분이 계시더라. 우연히 내가 썼는데 어울려서 계속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커는 지난 2018년부터 4년 가까이 가면을 쓴 유튜버로 활동했고, PBA투어에도 상징처럼 쓰고 나왔다. 하지만 상대가 표정을 읽지 못하는 가면을 쓴 해커의 경기 참가 조건을 두고 “공평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해커는 여러 비판 여론에 대해 “내가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다. 난 잘 쳐도, 못 쳐도 비난받을 위치에 있다. 이번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해커는 과거 아마 시절 동호인 대회에서 30여 차례 우승했다고 한다. 하지만 ‘먹고 살 걱정’에 전문 선수의 길을 걷지 않았고 개인 방송으로 눈을 돌렸단다. 다만 지금은 프로는 물론 아마 무대도 큰 상금과 더불어 활성화돼 있다. 해커가 이번 4강 성적을 계기로 다시 선수의 길에 들어서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는 “개인 방송하면서 선수에 대한 미련이 없어진 게 사실”이라면서도 “미래는 모른다”고 언급했다. 선수의 길을 선택할 경우 해커가 아닌 본명을 사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해커는 나의 또다른 캐릭터라고만 생각한다. 정식 경기할 때 가면, 모자를 쓰면 논란이 생기지 않겠느냐. (선수를) 다시 한다면 본래 나로 돌아가겠다”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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