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감각 올라온 황의조, 이제 박주영이 보인다

윤은용 기자 2021. 9. 2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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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보르도의 황의조(오른쪽)가 23일 프랑스 몽펠리에의 스타드 드 모손에서 열린 몽펠리에와의 2021~2022 프랑스 리그1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18분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몽펠리에 | EPA연합뉴스


팀이 끌려가는 상황에서 통렬한 한 방이 터졌다. 한국 A대표팀 부동의 주전 원톱 공격수 황의조(보르도)가 2경기 연속 골맛을 보며 ‘선배’ 박주영(서울)이 갖고 있는 리그1 아시아선수 최다득점 기록에 조금 더 접근했다.

황의조는 23일 프랑스 몽펠리에의 스타드 드 모손에서 열린 몽펠리에와 2021~2022 프랑스 리그1 7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이 0-1로 끌려가던 전반 18분 그림같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지난 19일 열린 생테티엔과의 6라운드 경기에서 멀티골로 팀 승리를 이끈데 이어 2경기 연속 득점을 올리며 골 감각을 한껏 끌어올렸다.

황의조의 골은 실로 작품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전반 18분 야산 아들리가 중원에서 밀어준 패스를 받은 황의조는 페널티아크 정면 근처에서 작심하고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약 25m 지점에서 시도한 황의조의 슛은 빨랫줄처럼 날아가 몽펠리에 골대 왼쪽 상단에 정확하게 꽂혔다. 이후 황의조는 전반 28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든 뒤 반대쪽에서 달려드는 자바이로 딜로선에게 패스를 내줬으나 슈팅까지 연결되지 못하며 도움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다만, 황의조는 후반 45분 허벅지 쪽에 불편함을 느껴 교체돼 일말의 불안함도 남겼다.

황의조는 성남 FC를 거쳐 감바 오사카로 이적할 때만 하더라도 그리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런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고 와일드카드로 합류, 해트트릭 2번을 포함해 9골을 몰아치며 한국의 금메달에 큰 힘을 보탰다. 이후 A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파울루 벤투 감독에 눈에 들어 A대표팀 부동의 원톱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 활약상으로 황의조는 2019년 7월 프랑스 리그1의 보르도로 이적하며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 데뷔에 성공했다. 데뷔 첫 시즌 6골·2도움으로 연착륙에 성공한 황의조는 2020~2021시즌 12골·3도움을 기록하며 최고 기록을 냈다. 이어 이번 시즌에도 초반 어려움을 극복하고 6경기 3골을 터뜨리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기복없이 꾸준히 활약하는 황의조는 어느새 박주영이 갖고 있는 리그1 아시아선수 최다골 기록에도 근접했다. 박주영은 2008~2009시즌부터 2010~2011시즌까지 3시즌 동안 AS모나코에서 총 91경기에 출전해 25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이 리그1에서의 세 번째 시즌인 황의조는 박주영보다 25경기를 덜 뛴 시점에서 총 21골을 터뜨려 박주영의 기록에 4골차로 접근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시즌 내 박주영의 기록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박주영은 황의조가 나타나기 이전 A대표팀의 주전 골잡이였다. 노쇠화로 대표팀에서 사라진 뒤 한 동안 김신욱(상하이 선화), 이정협(강원) 같은 선수들이 최전방 공격수로 번갈아 나서다가 황의조가 등장해 박주영의 계보를 잇고 있다. 선배가 가진 기록들을 하나하나 넘고 있는 황의조는 자신의 이름으로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워가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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