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노리는 2조 시장..車사이버보안 이스라엘 업체 전격 인수

심재현 기자 2021. 9. 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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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이스라엘의 자동차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사이벨럼을 인수했다고 23일 밝혔다.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LG전자는 이번 주식매매계약으로 사이벨럼 지분 63.9%를 확보한 데 이어 올 연말까지 지분을 추가 취득할 예정이다. 최종 지분율과 투자금액은 주식매매절차가 마무리되는 올 연말에 확정된다. LG전자는 2000만달러 규모의 신주투자계약(SAFE)도 진행해 투자금이 2022년 말에서 2023년 상반기 사이에 주식으로 전환되면 지분율이 더 늘어난다.

사이벨럼은 글로벌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의 선도업체로 기업가치가 1억4000만달러(약 1650억원)에 달한다. 2016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설립돼 현재 직원수는 50여명이다.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분석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분석도구'를 개발, 자동차 사이버보안 관련 취약점을 점검할 수 있는 독보적인 솔루션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자동차 부품 회사, IT솔루션 기업과 협업 중이다.

사이버보안, 커넥티드카 필수기술로…시장 선점 고삐
LG전자와 사이벨럼 로고. /사진제공=LG전자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보안을 위협하는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보안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특히 네트워크 연결이 필수인 커넥티드카 시대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동차 사이버보안의 국제 기준이 강화되고 시장도 급성장했다.

보스톤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자동차 사이버보안 시장 규모는 올해 1억900만달러에서 2025년 18억8100만달러(2조2200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런 추세에 맞춰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사업경쟁력을 조기에 갖추고 인포테인먼트, 텔레메틱스 등 전장사업의 보안체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사이벨럼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이버보안을 강화하는 세계 각국의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완성차업계의 혁신 파트너 입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이벨럼은 LG전자에 인수된 뒤에도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완성차업체, 자동차 부품업체 등 기존 고객사와 들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경영진도 그대로 유지한다.

LG전자는 사이벨럼과 함께 전장사업의 사이버보안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하면서 급성장하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시장을 조기에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을 인포테인먼트·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차량용 조명 등 3개 축으로 재편, 미래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 사이벨럼의 사이버보안 역량을 활용하면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신뢰도 높은 부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장사업 잇단 M&A…포트폴리오 강화

LG전자는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 시장의 선두기업인 오스트리아 ZKW를 인수하는 등 잇따라 M&A(인수합병)를 성사시켰다. 2019년 말에는 사업 효율화를 위해 VS사업본부 산하 헤드램프 사업을 ZKW에 통합했다.

올 7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인 LG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한 것도 전장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결단으로 평가 받는다.

LG전자는 이번 사이버보안 분야 투자가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 전장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슬라바 브론프만 사이벨럼 CEO(최고경영자)는 "사이벨럼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술력을 앞세워 업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보안관리솔루션을 개발해왔다"며 "LG전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래비전의 실현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 부사장은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점차 커지면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며 "사이벨럼 인수는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LG전자의 사이버보안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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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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