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두산이 진짜 미러클일까

박소영 2021. 9. 2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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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가을 두산 베어스가 왔다.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승리한 두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두산이 8대0으로 승리했다. [뉴스1]

두산은 22일 현재 54승 51패 5무(승률 0.514)로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7위였지만 다음날 SSG를 7-2로 이기고 6위로 올라섰다. 19일에는 키움을 6-0으로 꺾고 5위가 되더니 21일 NC를 12-2로 대파하고 4위로 점프했다. 추석 연휴 기간(17~22일) 4승 1무로 순식간에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강 안에 들어갔다.

두산의 상승세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 시작됐다. 지난 5일 삼성전을 6-5, 1점 차로 아슬아슬하게 이긴 이후 4연승을 달렸다. 11일 LG전에선 1회 말에 4점을 올리며 앞서 나갔지만 5-5 무승부를 거둬 상승세가 꺾이는 듯했다.

그러나 바로 12일 LG와 더블헤더 2경기를 싹쓸이했고, 14~15일에 열린 선두 KT와 경기에선 1승 1패로 팽팽한 승부를 펼치면서 추석 연휴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왔다. 두산은 22일 기준으로 9월에만 12승 5패 3무(승률 0.706)를 거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1 미러클 두산


두산은 가을이 되면 강해진다.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그중 세 번(2015, 2016, 2019)이나 우승했다. 시즌 중 5강 밖으로 떨어져도 막판이 되면 거짓말처럼 위로 치고 올라가 '미러클 두산'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올 시즌이 진짜 미러클 두산의 모습이 될 수 있다. 두산 왕조가 시작된 2015년 이후 매 시즌 3월부터 8월까지 가장 순위가 떨어졌던 시즌은 승률 4할대로 7위를 기록한 올 시즌이다. 그런데 9월 이후 순위는 1위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 시즌도 3월부터 8월까지 4위(승률 0.559)로 두산답지 않게 부진했다. 그러나 9월 이후에 승률 0.574로 활약하면서 최종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올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은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등이 빠졌기 때문이다.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일본으로 가면서 선발진도 다소 힘이 떨어졌다. 전반기를 7위로 끝내면서 아무리 두산이라도 후반기 미러클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후반기에 들어서도 성적이 지지부진했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과 선수들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인터뷰를 할 때 팀의 부진한 상황에 대해 하소연한 적이 없다. "힘들다"며 앓는 소리도 내지 않았다. 담담하게 "흐름 타면 또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선수들도 걱정하지 않았다. 외야수 정수빈은 "우리 팀은 가을에 강하다.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투수 이영하는 "중요한 때가 되면 다들 잘 막고 잘 친다"고 했다.

정수빈과 이영하는 9월에 살아나면서 팀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1할 타율에 허덕였던 정수빈은 9월에 3할 타율을 치며 펄펄 날고 있다. 선발에서 부진했던 이영하는 지난 9일 불펜 전환 이후 7경기에서 7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의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진짜 미러클 두산은 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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