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아동·청소년 온라인 그루밍 처벌한다..위장수사도 가능
[경향신문]
24일부터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유인·권유하는 ‘온라인 그루밍’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경찰은 아동·청소년을 노린 디지털성범죄를 수사할 때 신분을 속여 범죄자에게 접근하는 위장수사를 벌일 수 있다.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내용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이 24일 시행된다고 23일 밝혔다. 강간이나 성착취물 범죄가 성립되기 전이라도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한 유인 과정을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대화 내용을 기반으로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제재·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적극적인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행위는 모두 처벌 대상이다. 그루밍 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24일부터 경찰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성범죄를 수사할 때 경찰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범죄자에게 접근해 증거를 수집할 수 있다. 범죄 혐의점이 충분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경찰이 아닌 다른 신분으로 위장해 수사할 수도 있다. 시행령에는 범죄 의도를 가지지 않은 자에게 수사관이 범죄 의사를 유발하지 않도록 하고, 피해 아동·청소년에게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여가부는 “기존에는 판례에서 인정되던 범위 내에서만 ‘기회제공형 수사’를 진행할 수 있었기에 증거 능력의 적법성이 법원의 사후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다”면서 “이번 위장수사 제도화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수사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날부터 위기청소년과 청소년 부모 지원을 강화한 청소년복지지원법 개정안도 시행된다. 위기청소년 통합지원정보시스템에서 아동학대 정보, 자살예방센터·정신건강복지센터 관리정보, 심리 취약 병역의무자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연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보호자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위기청소년에게 생활비·치료비 등을 지원하는 특별지원 대상 연령을 현행 9~18세에서 9~24세로 넓혔다. 24세 이하 청소년 부모에게 자녀양육 지도, 정서, 기초생활 유지, 법률, 의료, 학업 복귀, 검정고시 응시 등 각종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세부 내용을 규정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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