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타운' 엄태구, 단 한 장면으로 분위기 압도 '소름'

'홈타운' 엄태구

배우 엄태구가 사주시 테러범 조경호로 강렬한 첫 등장을 알렸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tvN 새 수목극 '홈타운'은 1999년 사주시 연이은 살인 사건을 쫓는 유재명(형사)과 납치된 조카를 찾아 헤매는 여자 한예리가 사상 최악의 테러범에 맞서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이날 1987년도 사주역에서 벌어난 가스 테러 장면을 시작으로 사주시에 일어난 이상한 살인 사건들에 대해 키를 쥐고 있는 듯한 엄태구(조경호)의 모습이 드러났다. 사주시에서는 한예리(조정현)와 조카 이레(조재영)의 다정한 모습들이 보이는 한편, 이레와 같은 학교인 김지안(이경진)의 모친이 살해되고 김지안이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수사 과정 중 김지안이 녹음한 테이프 속에서 "가가 조경호 딸이래. 사주역 가스 테러범 조경호 있잖아"라는 이레를 언급한 내용이 담겨 있어 호기심을 불렀다. 곧이어 한예리와 함께 일하던 숙반점의 직원 김신비(김환규)가 이레를 납치하는 장면이 담기며 혼란과 충격을 안겼다.

극 후반부에 등장한 엄태구는 죄수복 차림으로 좁은 방 안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이레의 소식을 교도관을 통해 듣게 됐다며 "신문 스크랩을 좀 얻었다. 사실 의미 없는 쓰레기 기사들이었지만, 특히 제일 처음에 난 사주신문 기사는 어찌나 많이 읽었는지 나중에는 그 현장을 마치 내 눈으로 본 것 같았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검은 흙 위에 버려진 핸드폰을 상상하게 된다. 경찰들이 제 딸이 실종된 지 반나절이나 지나서야 겨우 찾았던 비에 젖어 꺼져가던 재영이 핸드폰. 매일 나는 그 생각만 했다"라는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미스터리한 엔딩으로 소름을 선사했다.

엄태구는 영화 '밀정'에서 하시모토 역, '택시운전사'에서는 검문소 중사 역을 맡으며 자신만의 선 굵은 연기 스타일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전직 프로복서의 도전이 담긴 영화 '판소리 복서'를 통해 신선한 매력을 표출하기도 했다. 올해 4월 공개된 넷플릭스 '낙원의 밤'에서는 조직의 타깃이 된 남자 태구로 변신해 다양한 액션신부터 미묘한 감정 연기까지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드라마 '구해줘2' 이후 브라운관에 2년 만에 돌아온 엄태구는 '홈타운' 첫 방송에서 무감정 상태의 차분하고 고요한 수감자의 얼굴로 등장해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으로, 어딘지 모르게 오싹한 엔딩을 장식하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홈타운'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