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일반고로 전환한 자사고.. 사라진 '후광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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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하는 교육청 처분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승소까지 했음에도 스스로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학교가 나왔다.
이에 앞서 한가람고등학교와 동성고등학교도 일반고 전환 신청을 했고 교육부는 이들 세 학교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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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하는 교육청 처분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승소까지 했음에도 스스로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학교가 나왔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숭문고등학교이다. 이에 앞서 한가람고등학교와 동성고등학교도 일반고 전환 신청을 했고 교육부는 이들 세 학교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들 학교가 스스로 일반고로 전환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학생 충원율이 해마다 감소하기 때문이다. 자사고는 일반고에 비해 3배의 학비를 받아왔으며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강조해왔다. 학생 충원율은 학교 재정과 직결되는데 이들 학교는 해마다 충원율이 감소했다.
▲ 일반고로 전환한 자사고의 입장문 발췌 |
ⓒ 동성고 숭문고 한가람고 |
고교 이름 가리자, 대입에서 경쟁력 추락하는 자사고
고교 정보 블라인드 정책은 고교 서열이 대입 결과에 불평등을 일으키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2020년부터 시행된 정책이다. 대입에서 출신 고등학교를 블라인드하고, 대학에 제공하는 고교 프로파일을 폐지해 출신학교 후광효과를 차단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이 정책의 배경에는 2019년 조국 사태가 있었다.
부모의 경제적 배경이 영재학교, 특목고, 자사고 등 특권학교를 통해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이 학교 이름의 영향력이 고스란히 대학 서열로 이어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특권 대물림 교육 중단' 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
'대학입시 고교 정보 블라인드' 정책은 이 운동의 결과로 얻은 중요한 성과 중 하나이다. 정책 시행 후, 일반고 고3 담임 및 진학부장 431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니 응답자의 85.9%가 취지에 공감한다 밝혔고, 교사의 62.4%는 정책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자사고의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2025년부터는 개정된 교육과정에 의해 모든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가 시행되어,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된다. 자사고 가운데 비교적 인기가 높았던 한가람고도 입장문에서 '고교학점제가 이루어지면 한가람고등학교가 추구하는 교육과정과 교육활동을 굳이 자사고의 틀을 유지하지 않고서도 구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지게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소수의 학교에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의 특혜를 주는 것은 시대정신에도 부합하지 못한다. 저출생 정책이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태어난 아이들만이라도 잘 키워내자는 말은 자조적인 말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고교학점제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모든 고등학교가 양질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소수에게만 특권이 주어졌던 과거로부터 벗어나는 일이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를 키워야 할 사회적 책무 앞에서 남은 자사고들도 이 시대적 흐름에 동참할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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