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센시오 시프트' 레알, 6-1 대승 이끌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9. 23. 10: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레알, 마요르카전 6-1 대승
▲ 아센시오,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
▲ 아센시오, 프로 통산 첫 해트트릭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원래 포지션인 측면 공격수가 아닌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마르코 아센시오가 친정팀 레알 마요르카 상대로 해트트릭을 성공시키며 6-1 대승을 이끌었다.

레알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홈에서 열린 마요르카와의 2021/22 시즌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리가) 6라운드에서 6-1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5승 1무 무패로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레알은 평소 즐겨 사용하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간판 공격수 카림 벤제마가 최전방에 위치한 가운데 두 브라질 신성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가 좌우에 서면서 공격 스리톱을 형성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에두아르도 카마빙가를 중심으로 페데리코 발베르데와 아센시오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미구엘 구티에레스와 나초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다비드 알라바와 에데르 밀리탕이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지켰다.


로테이션 차원에서 카세미루, 루카 모드리치가 벤치에서 대기했고, 카마빙가와 아센시오가 선발 출전한 게 가장 눈에 띄는 변화였다. 특히 원래 측면 공격수 역할을 수행한 아센시오를 과감하게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해 '메찰라(mezz'ala: 이탈리아어로 중앙을 의미하는 '메츠(mezz)'와 날개를 의미하는 'ala'의 합성어로 중앙과 측면을 아우르는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에게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맡긴 게 예상 외의 선택이었다.

결과부터 얘기하도록 하겠다. 이는 대박으로 이어졌다. 그는 자주 공격에 가세하면서 실질적으로 벤제마-비니시우스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대신 호드리구가 수비적으로 아센시오를 커버해주는 모습이었다. 이를 통해 마요르카 수비 라인에 혼란을 야기한 아센시오였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벤제마의 가로채기에 이은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레알이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아센시오는 6분경 코너킥을 직접 슈팅으로 가져가면서 (비록 골키퍼 선방에 막혔으나) 물오른 킥 감각을 자랑했다. 이어서 그는 23분경, 골문 앞까지 침투해 들어와선 호드리구의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이 수비와 골키퍼를 맞고 연달아 굴절된 걸 리바운드 슈팅으로 가져가며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레알은 아센시오의 골이 터져나오고 곧바로 1분 만에 이강인에게 실점을 내주면서 1골 차 추격을 허용했으나 다시 5분 만에 밀리탕의 장거리 스루 패스를 벤제마가 센스있는 원터치 패스로 내준 걸 아센시오가 받아선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며 다시금 2골 차 리드를 잡아나갔다.

이후에도 아센시오는 추가골을 넣을 수 있었으나 35분경 골문 앞 슈팅은 상대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혔고, 42분경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전반 종료 막판엔 벤제마와 아센시오, 비니시우스 셋이 연계 플레이를 통해 연달아 슈팅을 가져갔으나 이 역시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전반전을 3-1로 마무리한 레알이었다.

후반에도 레알의 공세는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후반 10분경, 벤제마의 패스를 받은 아센시오가 접는 동작으로 수비 한 명을 따돌리고선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프로 데뷔한 이래로 감격적인 첫 해트트릭이었다.


3골 차 여유있는 리드를 잡자 레알은 후반 15분경에 카마빙가 대신 유스 출신 미드필더 안토니오 블랑코를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후반 27분경엔 아센시오와 호드리구를 빼고 이스코와 루카스 바스케스를 투입하며 체력 안배에 나섰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아센시오는 기립박수를 받으며 벤치로 향했다.

레알은 후반 33분경, 알라바의 정교한 롱패스를 벤제마가 묘기와도 같은 등 트래핑에 이은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경기 종료 6분을 남기고 알라바의 롱패스에 이은 비니시우스의 땅볼 크로스를 이스코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추가하며 6-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경기의 영웅은 단연 벤제마와 아센시오였다. 벤제마는 2골 2도움으로 팀의 4골에 직접적으로 관여했고, 찬스메이킹도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5회를 기록하며 실질적인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수행했다. 아센시오는 장기인 왼발 킥을 바탕으로 93.3%에 달하는 높은 패스 성공률에 더해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슈팅을 시도해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슈팅 성공률 100%)하는 정교한 킥 감각을 자랑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포지션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아센시오이다.

안 그래도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2013/14 시즌과 2014/15 시즌에도 레알 지휘봉을 잡고선 이스코 시프트(이스코를 메찰라로 배치하는)를 통해 재미를 보면서 챔피언스 리그와 코파 델 레이, UEFA 슈퍼 컵, 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엔 아센시오 시프트를 깜작 활용하면서 아센시오의 활용폭을 넓혀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이스코와 아센시오 시프트의 활용 방안은 다소 차이점이 있다. 이스코는 드리블로 탈압박을 이끌어내고 창의적인 패스를 전방에 공급해 줬다면 아센시오는 기동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전진하고 선굵은 킥을 구사한다. 분명한 건 두 선수 모두 측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수행하는 선수인 만큼 기존 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모드리치보다는 패스 및 수비적인 안정감에선 떨어지지만 직접적으로 골문을 타격하는 능력에선 앞선다는 사실이다.

모드리치가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체력적으로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아센시오가 메찰라 역할을 이전의 이스코처럼 잘 수행해준다면 레알은 한 가지 공격 옵션을 더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이래저래 흥미로운 활용 방안이 아닐 수 없다.

안첼로티 "그는 정말 잘했다. 해당 포지션(메찰라)에서 볼을 받는 능력이 뛰어나기에 상대팀에게 피해를 안겨줄 수 있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킥에 강점이 있고, 공격진들과 좋은 연계를 보여준다"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