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로 날아간 文대통령, '장진호' 국군 유해 직접 모셔..'영웅 예우'

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 2021. 9. 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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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 주관
김석주·정환조 일병 신원 확인..김일병 외증손녀, 인수식 참석
한미 유해 상호 인수를 위해 미국 하와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1일(현지시각)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21.9.22/뉴스1

(호놀룰루=뉴스1) 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 = 미국 하와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후 3시(현지시간) 한미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주관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미 6·25전쟁 전사자 유해 인수식을 해외에서 직접 주관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번 행사에 앞서 지난 20일 오후 7시에는 '미군 유해 봉송식'이 열렸다. 23일 오후 9시25분에는 서울공항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이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이중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과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주관한다. 미군 유해 봉송식은 국방부 자체 행사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주관했다. 문 대통령이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주관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호국영웅의 헌신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국가 무한책임'에 관한 의미가 있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6구를 고국으로 봉송하고 하와이에서 봉환을 기다리는 국군전사자 유해 68구를 국내로 모시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표다.

미군 유해 중 1구는 지난 2018년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와 같은 전사자로, 이번 인수식을 통해 5구가 처음으로 송환되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68구를 포함, 2012년 이후 현재까지 총 307구의 유해가 조국으로 돌아왔으며 이중 16명의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미군 유해는 총 25구가 미국으로 돌아갔다.

특히 현 정부 들어 한미 간 유해 상호 송환 구수가 크게 늘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미군 유해 25구 중 절반이 넘는 13구를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송환했고 미국에서 돌아온 유해 307구 중 280구를 현 정부에서 봉환했다.

이날 행사는 최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당(국유단) 육군중령과 맷 브래넌 DPAA 해병대령의 공동 사회로 열렸으며 Δ국기에 대한 경례(애국가→미국 국가) Δ전사자에 대한 경례 Δ추모기도(인태사령부 군종실장) Δ기념사(인태사령관→문재인 대통령) Δ유해 인수인계서 서명 Δ유해 인도-인수 및 국기 관포 Δ유해 봉송 Δ헌화 및 경례·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우리측에서는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주요 인사로 서욱 장관, 이수혁 주미대사, 홍석인 주호놀룰루 총영사가 참석했다. 유해 인수인계 서명자는 허욱구 국방부 유해발굴단장이 맡았다.

미측은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 폴 라캐머라 유엔군사령관, 다리우스 바나지 DPAA 부국장 등 군 관계자와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 릭 블랭지아디 호놀룰루 시장 등이 참석했다. 6·25전쟁 유가족과 참전용사 38명과 DPAA 직원 27명도 함께 했다.

한인사회 대표로는 박재원 민주평통하와이지역협의회장, 백태웅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장이 초청돼 자리했다.

양국 유해는 각 국기로 관포된 후 신원확인 유해의 경우 가족을 만나는 길을 떠나고 미확인 유해는 신원확인 시설로 향했다.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 © AFP=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청와대는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석주 일병과 고 정환조 일병이 잠든 소관을 대통령 전용기 좌석에 모시고 국방부 의장대 소속 의장병 2인을 소관 앞 좌석에 배치함으로써 비행시간 동안에도 영웅의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6인의 영웅들은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로 옮겨진 가운데 서욱 장관이 탑승해 예우를 다하며 서울공항까지 이동했다.

김석주 일병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2018년 함경남도 장진읍 신흥리에서 북한의 단독 유해발굴로 발견돼 미군 유해들과 함께 하와이로 송환됐다.

이후 한국군으로 판명돼 국유단이 감식을 진행하던 중 지난 2일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국군 유해로는 172번째 신원 확인이다.

경북 포항 출신인 정환조 일병의 유해도 1990~1994년 사이 함경남도 장진읍 청량리에서 북한의 단독 유해발굴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마찬가지로 지난 2일 하와이에서 신원이 최종 확인됐으며 173번째 신원 확인 국군유해이다.

정부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6·25전쟁 당시 미 7사단 32연대 카투사로 복무했고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엄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이번 인수식에는 김석주 일병의 외증손녀인 김혜수 소위(간호사관 61기)가 유가족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김 소위는 김석주 일병의 소관이 안치된 좌석 바로 뒤에 앉아 71년 만의 귀환을 함께 했다.

올해 3월6일 문 대통령이 임석한 제61기 국군간호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에서 정예 간호장교가 된 김 소위는 현재 국군흥천병원에서 내외과 간호장교로 복무 중이다.

한편 히캄 공군기지가 이번 행사 장소로 선정된 배경에는 이 기지에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 기관'(DPAA)가 자리잡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는 국방부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시그너스를 동원, 히캄 공군기지에서 147구의 국군 유해를 봉환해온 바 있다.

아울러 이번 행사에서 전사자들의 유해가 대통령 전용기와 시그너스로 운구될 때 김형석 작곡가가 진중가요 '전선야곡'을 건반으로 연주하며 70여년 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용사들의 넋을 위로하기도 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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