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자기 '탕핑족' 中 획일주의에 반기.. 공산당은 금지어 지정

박준우 기자 2021. 9.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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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의 SNS에서는 맹목적 민족주의 집단인 '샤오펀훙(小粉紅)'과 소극적 저항 집단인 '탕핑(平)' 간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샤오펀훙과 달리 탕핑은 적극적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잠재적 반대세력인 만큼 중국 당국 역시 이들의 행보를 매우 경계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탕핑'이라는 단어 자체를 웨이보에서 금지어로 지정하면서도 한편으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6일간 근무한다는 의미의 '996' 과잉노동 관행 등을 손보겠다고 밝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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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포커스 - 3연임 노리는 習… 제2의 문화대혁명 꿈꾸나

청년들 소극적 저항운동 번져

웨이보·SNS서 샤오펀훙과 대립

“사회 변화 일으키기엔 역부족”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지금 중국의 SNS에서는 맹목적 민족주의 집단인 ‘샤오펀훙(小粉紅)’과 소극적 저항 집단인 ‘탕핑(平)’ 간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한쪽이 공산당의 획일주의 편향이라면, 한쪽은 서구의 자유주의에 더 가깝다.

지난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 배구선수 쑨원징(孫文靜)은 지난 9일 중국의 웨이보(微博)를 통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후 중국 SNS는 말 그대로 불이 붙은 상태다. 샤오펀훙이 웨이보에 비판적 메시지를 남기며 집단 공격에 들어갔고, 이에 6만여 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쑨원징 응원 의사를 밝히면서 반격한 것. 중국 정부가 동성애 금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응원은 이례적이다.

중국 정부의 사교육 금지와 게임 시간제한 등을 둘러싼 격돌은 더욱 빈번하다. 과거라면 침묵했을 다수가 웨이보 등에서 아이들의 학원수업이 금지돼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푸념과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는 것. 이들은 대부분 소극적 저항 세력인 20∼30대 ‘탕핑’족인데, 샤오펀훙이 이들을 비판하면서 이른바 ‘SNS 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샤오펀훙과 달리 탕핑은 적극적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잠재적 반대세력인 만큼 중국 당국 역시 이들의 행보를 매우 경계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탕핑’이라는 단어 자체를 웨이보에서 금지어로 지정하면서도 한편으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6일간 근무한다는 의미의 ‘996’ 과잉노동 관행 등을 손보겠다고 밝힌 이유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는 탕핑 세대가 중국사회 변화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과잉 애국주의 관행이나 급진적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세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소극적 불만 세력에 가깝기 때문에 사회변혁을 위한 동력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일본 NHK방송은 “탕핑 세대의 활동이 중국 정부에 경고를 울릴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중국을 바꾸는 단계까진 가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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