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신스틸러 꿈꿨던 나, 다음 목표는요" [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1. 9. 2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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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배우 이주영, 사진제공|CJ ENM


배우 이주영이 나타나면 스크린에선 묘한 빛이 난다. 큰 키, 매력적인 눈매, 그만의 독특한 발음 등으로 그에게 맡긴 캐릭터들을 생생하게 키워놓는다. 그야말로 ‘신스틸러’다.

“그런 수식어를 들을 때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제가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목표였거든요. 예전 좋아하는 배우들을 물어보면 ‘내부자들’ 조우진, ‘더 킹’ 김소진, ‘미쓰백’ 권소현 선배라고 답했는데, 아마 그때부터 신스틸러를 꿈꿨던 것 같아요. 아직 그 선배들을 따라가기엔 멀었지만 한발 한발 다가가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지금은 그 다음 목표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어요.”

이주영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신작 ‘보이스’서 ‘깡칠’ 역을 소화한 촬영기와 모델 출신 배우로서 강점, 앞으로 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보이스피싱 당했다면, 가만히 있진 않을 거예요”

‘보이스’에서 그는 천재 해커 ‘깡칠’로 분해 변요한, 조재윤과 차진 호흡을 펼쳤다.

“‘깡칠’이란 이름이 너무 좋았어요. 여자 이름이 ‘깡칠’이닌 일차원적으로 깡이 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돈을 숭배하는 해커라는 캐릭터도 잘 살리면 재밌을 것 같았어요.”

영화에선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머리 하나 달랑 남긴 채 흙에 파묻혀도 넉살을 떤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피도 눈물도 없이’ 전도연 선배가 문득 떠올랐어요. 그래서 ‘깡칠’이 흙에 묻혀있을 때 전도연 선배 가발을 쓰고 있다가 벗겨지면 어떠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감독이 수락했죠. 힘들면서도 굉장히 흥미롭고 매력적인 장면이라 집중해서 찍었어요.”


주연을 맡은 변요한에 대한 애정도 나타냈다.

“영화 전체를 보면서 연기하더라고요.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도 주고 배려해줬고요. 영화 안에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걸 보고, 작품의 진정성은 그의 열정과 에너지가 빚어냈구나 생각했어요.”

실제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처할까.

“그런 보이스피싱 조직을 찾는 건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라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중국에서 일했던 직원이 도망가서 신고해 몇 시간만에 경찰이 본부를 급습했는데도 싹 사라져버렸고, 그 조직 두목은 계속 성형 수술을 하면서 피해다닌다고 하고요. 만약 제가 당했다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같아요. 도움 되는 단체와 함께 잡으려고 노력하지 않을까요?”


■“모델할 때 안 풀려서 맘고생, 배우로선 빨리 자리잡았죠”

연기를 시작하기 전 10년 넘게 모델로 활동했다. 런웨이를 걷다가 카메라 앞에 선 건 운명과도 같았다.

“모델할 땐 안 풀려서 맘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에 반해 배우로선 빠르게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맘고생이 연기에 정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느꼈던 감정의 폭들이 연기에 쓰이니까요.”

배우로서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대충대충하는 말투요. 하하하. ‘넌 연기를 안 하는 게 장점이야’라는 말도 들어봤어요. 어떤 감독은 ‘분명히 네 말투에 대해 누군가 뭐라고 할 수 있지만 절대 흔들리지 말고 지켜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자연스럽고 연기하지 않는 듯한 제 톤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또 큰 키와 인위적이지 않은 얼굴도 제 강점이죠. 그래서 센 캐릭터만 들어오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건 제가 풀어야 할 숙제예요.”

이젠 청순가련한 캐릭터에 대한 갈증도 생겼다.


“맡겨만 준다면 너무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 이미지가 세다보니 바뀌는 게 쉽진 않을 텐데요. 그래도 청순가련한 연기에 대해 늘 준비하고 있고, 실제로도 굉장히 청순합니다. 하하하.”

앞으로 목표는 ‘이주영답게’를 지켜가는 거다.

“가장 이주영다운 내 모습을 잘 지켜나가고 싶어요. 연기할 때 ‘진짜인가, 아닌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내 연약한 면, 못난 부분, 지질한 특징들을 더 극대화해서 연기하려고 해요. 배우는 자기 밑바닥까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앞으론 더 유연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내면을 더 깊이 건드릴 수 있는 연기에도 도전해보고픈 마음도 있고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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