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원, 낮엔 '인질' 빌런이지만 밤엔 피자 배달 "배우는 것 많아"[EN:인터뷰]

배효주 2021. 9. 2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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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배효주 기자]

"잠 자는 시간만 빼고 18시간은 포털 사이트에 '인질' 검색하느라 다 보내요."

'인질'에 나오는 각양각색 빌런들 중 단연 충격적인 존재감을 자랑한 신인 이규원. 실제로는 낮에 연기하고, 밤엔 피자 배달하는 '아름다운 청춘'이었다.

지난 8월 18일 개봉한 영화 '인질'(감독 필감성)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을 그린 리얼리티 액션스릴러. 누적 관객 161만 명(9월 22일 기준)을 동원하며 장기 흥행 중이다.

과묵하지만 거대한 체구만으로도 엄청난 위압감을 주는 '고영록' 역의 이규원은 여러 단편 영화들을 통해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그러나 정식 영화 데뷔는 '인질'이 처음이다. 앞서 필감성 감독은 이규원에 대해 "오직 오디션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연기만으로 믿고 캐스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봉 이후 뉴스엔과의 인터뷰에서 이규원은 "사실 오디션을 너무 잘 봐서 제가 될 줄 알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속 혀를 깨무는 장면을 오디션에서도 연기하게 됐는데, 실감나게 하고 싶은 마음에 편의점에서 토마토 주스를 사 몰래 머금고 오디션에 임했다고. 입가에 토마토 주스를 흘리는 그를 보고 모두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고 한다.

이처럼 오디션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며 '인질'에 출연하게된 이규원은 "작년 추석에만 해도 의기소침 했는데, 올해는 자신만만하게 친척집에 갈 수 있어서 좋다. 금의환향할 거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규원은 "오디션 현장에 황정민 선배님이 계셨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제게는 연예인, 영화배우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앞에서 연기를 해야한다는 게 굉장히 부담스럽고 힘들었다"면서도 "그러나 이 산을 넘어야만 한다 싶어서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다"고 회상했다.

현장에서 함께 한 황정민은 어떤 사람이었냔 질문에 이규원은 "마치 호랑이 같았다. 사람의 눈을 보고 주눅이 든 건 처음이다. 제가 호랑이 앞의 토끼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면서도, "촬영을 끝내고 밥을 같이 먹거나 술이라도 한 잔 마실 때는 동네 아저씨 같은 구수함도 있다. 프로는 다르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귀띔했다.

앞서 말했듯, 이번 '인질'로 영화계에 정식으로 데뷔하게 된 이규원은 "상업영화 오디션을 본 것도 '인질'이 처음"이라며 "이전에 단편영화 두 편을 했는데 대학생 졸업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는 장사를 해서 먹고 살려고 했는데, 연예인 한 번 안 해보고 죽으면 후회할 거 같아 28살에 뒤늦게 서울에 올라와 연기 레슨도 받고, 프로필도 돌렸다"는 독특한 이력을 밝혔다.

키가 190cm인 덕분에 '고영록'의 위압감이 더 살았다. 이규원은 "캐스팅이 됐을 때 몸무게가 85kg였고, 영화를 찍을 때는 120kg이었다. 감독님께서 몸을 불려달라고 부탁을 해주셨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도 덩치가 크면 캐릭터를 표현하기 좋을 거 같았다. 저녁마다 라면 다섯 봉지를 먹었고, 그것도 적응이 되자 밥을 말아 먹었다"고 체격을 키우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밝혔다.

현재 모 피자 브랜드 배달 아르바이트 중이라는 그는 "아르바이트 가려고 자전거를 탔는데 10분이 넘으니까 더는 못타겠더라. 원래 몸무게로 돌아갈까, 이 캐릭터를 고수할까 고민 중"이라면서, "아르바이트는 배우를 하기 위한 수단이다.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한편으론 행복하다. 먹고 살 걱정이 없어지면 그만 두겠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배우는 것도 많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느끼는 점도 많고, 연기적으로 참고할 부분도 많아서 꽤나 재밌게 하고 있다"고 긍정 에너지를 전했다.

"서른까지만 배우 도전 해보고 안 되면 그만하자" 싶었다는 이규원. '인질'을 "처음이자 마지막 오디션"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는 그는 "캐스팅이 됐을 때 부모님께서 많이 우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황정민 선배님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했다'는 말을 굉장히 싫어한다고 한 게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다. 관객이 왜 우리의 부족한 모습을 봐야 하는 거냐고.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앞으로도 관객이 제 연기를 부족하다 느끼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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