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04] 왜 이동공격(Back A Quick)이라 말할까

김학수 2021. 9. 23. 07: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일본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에이스 김연경(왼쪽)과 미들블로커 간판 양효진이 서로 부둥켜안고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배구 경기에서 빠르게 볼을 향해 달려가며 한 발로 딛고 뛰어 올라 강타를 넣은 뒤 착지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보통 세터와 미들블로커(센터) 사이에 주고받는 플레이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세터가 볼을 머리 뒤로 올려주면 미들블로커가 볼이 빠진 방향으로 뛰어가 한 발로 점프를 하면서 스파이크를 날리는 방법이다. 이런 플레이를 지칭하는 명칭은 나라마다 많이 다르다. 영어로는 ‘Back A Quick’, ‘Slide Attack’ 등이라고 말한다. 일본에선 ‘Broad Attack’, ‘이동공격(移動攻擊)’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선 ‘이동공격’, ‘Back A’라고 칭한다.

이동공격은 선수의 위치를 고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상대 블로킹을 피해 전후 좌우로 이동하면서 변화가 많은 공격 방법이라고 해서 붙여진 말로 보인다. 이 공격은 낮은 토스와 빠르게 점프를 하는 속공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 일어, 한국어 등에서 명칭이 다른 것은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때문일 것이다.

이동공격의 관건은 세터가 얼마나 백토스를 잘 올려주느냐에 달려 있다. 전위에 있는 세터가 백토스로 이동하는 미들블로커에게 공을 빠르게 연결시켜 스파이크로 마무리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동하는 공격수의 거리가 짧아 보통 A킥과 비슷하다고 해서 세터의 백토스와 연결시켜 ‘백(Back) A’라고 부른다.

이동공격은 남자경기보다 여자경기에서 많이 활용한다. 이유는 오른쪽 사이드 공격과 함께 백어택 대용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여자경기는 남자경기보다 높이와 탄력이 뒤지기 때문에 백어택을 많이 하기가 어렵다. 세터와 대각으로 맞물리는 아포짓 히터(라이트)가 후위에 있게 되면 백어택밖에 못하게 된다. (본 코너 499회 ‘ 왜 어택라인(Attack Line)이라고 말할까’ 참조) 여자선수들은 백어택을 성공시킬 가능성이 낮아 후위에 있는 아포짓 히터 대신에 전위에 있는 미들블로커가 오른쪽으로 이동을 하면서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다.

2020도쿄올림픽에서 4강에 오른 한국대표팀에서 이동공격을 주로 책임졌던 선수는 양효진(1m90)과 김수지(1m86) 였다. 둘은 세터 염혜선과 호흡을 맞춰 상대의 허를 찌르는 빠른 이동공격으로 득점을 올렸다. 도미니카와 일본과의 예선전, 터키와의 8강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한국이 3-2의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을 때 비장의 무기로 종종 등장했던 것이 둘의 이동공격이었다. 에이스 김연경과 수십년 동안 호흡을 맞췄던 김수지는 김연경이 후위에 있을 때, 자주 이동공격을 시도해 한국의 공격 루트를 다양하게 하는데 기여했다. 블로킹 능력이 가장 빼어난 양효진도 발은 김수지보다 빠르지는 않지만 기회가 나면 이동공격으로 상대 블로커들을 따돌렸다.

남자경기서는 여자경기보다 상대적으로 이동공격을 하는 경우가 드문 이유는 더 위력적인 공격수단이 많기 때문이다. 남자선수들은 상대 블로커들이 빠른 스피드를 갖춰 이동공격보다는 후위공격을 더 선호한다. 이동공격은 미들블로커들이 간간히 상대의 빈틈을 노려 시도하는 정도이다. 특급 미들블로커들은 빠른 발을 활용해 A퀵보다 거리가 긴 B킥을 횡으로 이동해 때릴 수 있다. 이동공격 효과를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동공격을 자주 했다가는 상대 블로커들에게 걸리기 쉬워 웬만하면 자제하고 후위공격으로 대신한다.

국내 남자프로경기에서는 간간히 이동공격의 변종을 볼 수 있다. 한국전력 미들블로커 신영석은 제 자리에서 속공 토스를 받지 않고 뒤에서 튀어나와 빠르게 이동하며 공격을 하기도 한다. A킥을 하는 듯 하다가 순간 스탭을 바꿔 백A로 이동해 공격하는 고난이도의 방법이다. 이런 이동공격을 한 시즌에 한 두 번 정도 선보인다. 신영석에게 영향을 받은 듯 여러 공격수들도 변종 이동공격을 시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Copyright © 마니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