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연기 보며 웃음 참지 마세요, 똑같은 배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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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저희 공연을 보는 관객은 웃긴 장면이 나와도 잘 웃지 못해요. 장애인이 웃긴 장면을 연기하고 있으니까요. 이들이 무대 위에서 얼마나 힘들지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편견 없이 공연을 즐기러 오면 좋겠어요."
최근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무대 해설과 수어 통역을 함께 선보이는 공연)가 공연계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김 연출과 극단 다빈나오는 이전부터 장애인을 주체적인 창작자로 내세우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허무는 작업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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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기획·초청 공연으로 내달 무대
시각장애인 배우 전인옥 실화 모티브 제작
"장애인에 대한 인식 조금이라도 바뀌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처음 저희 공연을 보는 관객은 웃긴 장면이 나와도 잘 웃지 못해요. 장애인이 웃긴 장면을 연기하고 있으니까요. 이들이 무대 위에서 얼마나 힘들지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편견 없이 공연을 즐기러 오면 좋겠어요.”
‘다빈나오’는 ‘다 빈 마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세요’라는 뜻. 최근 서울 성북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 연출은 “장애인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장애인 배우들이 이름을 정했다”며 “‘세상에 나온 분들 다 빛나오’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극단 다빈나오는 대표작 ‘소리극 옥이’를 국립극장 기획 초청공연으로 선보이게 됐다. ‘소리극 옥이’는 바리데기 설화를 차용한 창작음악극으로 국립극장이 장애인 공연 관람 접근성 향상을 위해 추진하는 ‘동행, 장벽 없는 극장 만들기’의 일환으로 다음달 관객과 만난다. 김 연출은 “국립극장은 공연계 종사자들에게는 꿈과 같은 무대라 이번 공연이 더욱 특별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뮤지컬배우로 활동했던 김 연출이 장애인 공연 연출가로 변신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의 일이다. 장애인 단체에 자원봉사를 갔다가 우연히 장애인 공연의 연출을 맡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극단 활동 초창기엔 공연 연습을 마치고 식당을 찾으면 자리가 있어도 쫓겨나기 일쑤였다. 장애인이 나오는 공연인 줄 모르고 보러 온 관객이 당황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김 연출은 “우연히 우리 공연을 보러 왔다가 고정 관객이 된 커플도 있었다”며 “우리 공연을 통해 조금이라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소리극 옥이’는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의 극본으로 이름을 알린 극작가 이보람이 희곡을 썼다. 전인옥 배우 외에도 저신장 장애를 지닌 배우 신강수, 뇌병변 장애를 지닌 배우 황철호가 배우 방기범, 오일영, 김지윤 등과 같이 출연한다. 무대해설사 윤현길, 수어통역사 송윤, 박훈빈이 무대에 함께 오른다. 오는 10월 5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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