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동맹과 독재정권 맞설것” 시진핑 “민주주의 美전매특허 아니야”

뉴욕/정시행 특파원 2021. 9. 23.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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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연설서 날선 신경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1일 뉴욕의 한 호텔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이날 뉴욕 유엔총회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 등 세계 100여 국 정상 중 바이든과 양자회담을 가진 유일한 정상이었다. 미국은 최근 영국, 호주와 함께 중국 포위 안보 동맹인 '오커스'를 출범시켰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1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 연설을 통해 날카로운 공방전을 벌였다. 바이든은 동맹과 함께 하는 중국 포위를 공식화했고, 시진핑은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 재편 시도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유엔총회 데뷔 무대에서 “20년 만의 아프간 철군으로 끈질긴 전쟁의 시대가 가고 끈질긴 외교의 새 시대가 왔다”며 “미국의 안보 초점은 현재와 미래에 가장 중요한 인도·태평양(중국에 대한 포위망)으로 이동했으며, 동맹·파트너와 함께 이 목표를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신냉전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부상하는 독재정권에 맞설 것”이라며 “우리는 동맹과 우방을 옹호하고, 약한 나라를 지배하려는 더 강한 나라들의 시도에 반대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독재정권들과) 격하게 경쟁하면서 우리의 가치로 이끌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강대국의 악의적 행동’으로 “무력에 의한 영토 변경, 경제적 강압, 허위 정보 유포” 등을 꼽고 “미래는 국민이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도록 하는 이들의 것이지 권위주의로 숨통을 막는 이들의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직접 중국을 지칭하지 않았지만 맥락상 중국을 향한 경고라고 뉴욕타임스와 CNN 등은 분석했다.

바이든은 ‘동맹’이란 단어를 8차례 언급하면서 “우리는 코로나와 기후, 평화와 안정, 인간의 존엄과 인권까지 우리 시대 최대 도전에 있어 동맹과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군사력은 마지막 수단이어야 하며 세계 모든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사용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바이든의 양자 회담 상대도 중국 포위 구상을 보여줬다. 바이든은 이날 뉴욕에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만 회담했으며, 워싱턴 DC의 백악관으로 돌아가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만났다. 중국에 맞설 미·영·호주 3국의 새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AUKUS)’를 과시했다는 해석이 나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1일(미국 시각)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시 주석은 미 바이든 정부와 안보 경제 갈등 속에 이번 유엔총회에도 방미하지 않았다. /유튜브 캡처

이번에 방미하지 않은 시 주석은 같은 날 유엔총회 화상 연설을 통해 “소그룹과 제로섬(zero sum) 게임을 지양해야 한다”며 미국의 ‘갈라치기’ 시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민주주의는 어느 나라의 전매 특허가 아니라 각국 국민의 권리”라며 최근 미국의 실패로 귀결된 아프간 전쟁을 겨냥해 “최근 국제 정세의 전개 과정은 외부의 군사적 간섭과 이른바 ‘민주 개조’라는 것이 엄청난 해를 끼쳤다는 것을 재차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타국을 침략하거나 괴롭히지 않으며 힘으로 군림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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