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포럼] 꼬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총회서 종전선언 제안 되풀이
같은 날 미사일 쏘며 긴장 고조
희망메시지에 평화 깃들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렇게 남북 정상이 나란히 유엔총회 무대에 서는 꿈을 꿨다.”
여권 인사들마저도 사석에서는 ‘무능하다’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서슴지 않을 정도로 문재인정부의 실정은 적지 않다.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언론중재법 강행 시도에서 드러나듯이 오만과 독선으로 점철됐다. 그나마 내세울 수 있었던 게 남북관계였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꽃피운 남북화해 물결은 역대 정부를 뛰어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청와대는 지난달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북측이 비난을 퍼부을 때도 미국·중국과의 협의를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공들였다.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갔다. 오히려 남북이 같은 날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긴장이 한층 고조된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 11일과 12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15일 탄도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다. 15일에는 우리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했다. SLBM 발사시험 직후 북한 김여정 부부장이 문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 담화까지 내놨다. 겁박에 끊긴 남북통신선 복구조차 입에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제 나라 안 사정은 온통 대선 경선 국면에 눈과 귀가 쏠렸다. 남북관계는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 설상가상 나라 밖도 문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6일 온라인에 게재한 ‘북한의 핵 유혹-평양의 핵개발 저지는 채찍과 당근 모두 실패했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퇴임을 앞둔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이 ‘인도적 원조’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NN은 16일 북한이 평북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이 공간을 모두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로 채우면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을 25%가량 더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0일 열린 제65차 IAEA 총회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외침이 공허해 보이는 이유다. ‘평화 쇼’에 대한 대통령의 집착을 그만 내려놓을 때가 됐다. 북한 핵은 그대로 두고 희망 메시지만 남발한다고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지 않는다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얘기다.
박병진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축의금은 10만원이지만…부의금은 “5만원이 적당”
- 빠짐없이 교회 나가던 아내, 교회男과 불륜
- 9초 동영상이 이재명 운명 바꿨다…“김문기와 골프사진? 조작됐다” vs “오늘 시장님과 골프
- 입 벌리고 쓰러진 82살 박지원…한 손으로 1m 담 넘은 이재명
- 회식 후 속옷 없이 온 남편 “배변 실수”→상간녀 딸에 알렸더니 “정신적 피해” 고소
- 일가족 9명 데리고 탈북했던 김이혁씨, 귀순 1년 만에 사고로 숨져
- “걔는 잤는데 좀 싱겁고”…정우성, ’오픈마인드‘ 추구한 과거 인터뷰
- 한국 여학생 평균 성 경험 연령 16세, 중고 여학생 9562명은 피임도 없이 성관계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