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③ 필름 카메라와 함께 60년 '신카메라'
[KBS 부산] [앵커]
요즘 휴대전화와 디지털 카메라에 밀려 필름 카메라는 추억의 물건이 돼 버렸는데요.
60년 넘게 필름 카메라를 전문적으로 수리해온 가게가 있습니다.
평생을 카메라 수리에 전념해온 장인을, 공웅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정적이 흐르는 작업실.
쌀알만큼 작은 부품을 조이고 기름칩니다.
정성을 다해 고치는 이 기계는 다름 아닌 필름 카메라.
2천 년대 초반 디지털 카메라가 나온 뒤 사라져가던 것이 최근 이른바 레트로 붐을 타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신동균/61년 경력 카메라 수리 전문가 : "그게 이제 몇십 년 동안 쳐 박혔다가 자제분들이 커서 우연치 않게 이제 장롱에서 카메라가 나왔는데 만져 보니까 감촉도 새삼스럽거든요. 그래서 이제 아버님이 쓰던 거니까 자식들이 들고 와서 수리해서 쓰는 거죠."]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사흘에 걸쳐 카메라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이는 61년 경력의 카메라 수리장인 신동균 씨.
2천 개 이상의 카메라 부품 위치를 눈감고도 찾고, 수리 도구도 직접 만들어 쓰는 카메라 전문가입니다.
스스로 100% 만족하지 않으면 손님에게 내어주지 않을 정도로 완벽주의자를 자처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기계라도 일단은 (수리를) 완성만 하면 그 성취감이 말도 못해요. 그러니까 어떤 카메라는 밤샘을 할 때도 있어요. 지금도 그래요. 어려운 기계들은 밤샘해서라도 완성을 시키면 굉장히 기분이 좋죠."]
하지만 장인도 시대를 거스를 수는 없었습니다.
일주일씩 밤을 새던 것도 옛말, 디지털카메라 등장으로 손님은 1/10로 줄고, 코로나19 이후에는 하루에 손님 한 명 없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돈보다는 자부심 하나로 60년 세월을 한길로 걸어온 장인, 앞으로도 단 한 명의 손님이 남을 때까지 잊혀져 가는 필름 카메라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생각입니다.
["나하고 한 번 마주친 손님은 당장 볼 일이 거의 없어요. 한 10년 뒤에야 한 번씩 마주치거든요. 내가 열심히 잘해드렸구나, 만족감을 느끼죠. 평생 해왔던 일 후회도 없고 앞으로 후회할 일도 없고 난 그냥 최선을 다해서 수리해드릴 겁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공웅조 기자 (sal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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