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이재영·다영 자매, 그리스서 뛴다
[경향신문]
국제이적동의서 발급 곧 해결
그리스 매체 “테살로니키 온다”
국내 연봉 총액 10억원 수준에서
각각 5천5백만원…‘10분의 1’로
‘학폭 논란’으로 V리그 출전이 어려워진 이재영(사진 오른쪽)·다영(25·왼쪽) 쌍둥이 자매의 그리스 리그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리스 매체 ‘포스온라인’은 22일 “이재영·다영이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에 온다”고 전했다. 둘은 터키의 스포츠 에이전시 CAAN과 계약한 뒤 해외 이적을 추진해왔다.
V리그 여자배구 흥행을 이끈 최고 스타였던 둘은 지난 시즌 도중 ‘학폭 논란’에 휘말리며 추락했다. 지난 2월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아 잔여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또 흥국생명이 지난 6월 2021~2022시즌 선수 등록 마감일에 둘을 등록하려다 거센 반대 여론에 막혔고, 결국 두 선수에 대한 보류권도 포기했다. 이재영·다영 자매는 현재 자유신분선수로 어느 팀이나 계약이 가능한 상태지만 여전히 싸늘한 여론에 V리그에서는 현실적으로 뛸 수 없는 상태다.
둘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 이적에 유일한 걸림돌이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도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ITC 발급 주체인 대한배구협회는 두 선수가 학폭 논란에 휩싸인 뒤 ‘대표팀 선발 자격 무기한 정지’라는 징계와 함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에 대해 해외 진출에 필요한) ITC도 발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쌍둥이 자매는 우회로를 택했다. 이적하려는 구단 PAOK를 통해 국제배구연맹(FIVB)에 이의를 제기했다. 일반적인 사례로 봤을 때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FIVB의 ITC 직접 발급이 가능하다. ‘포스온라인’은 “PAOK 구단과 쌍둥이 자매의 변호사가 FIVB의 ITC 발급을 확신하고 있다”며 빠르면 이번주 안에 두 자매의 입단이 마무리될 것으로 봤다. 쌍둥이 자매와 계약한 PAOK가 선수 이적 때 FIVB에 수수료 성격으로 내야 하는 4000스위스프랑(약 510만원·1인당 2000스위스프랑)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구협회의 상급 단체인 FIVB가 쌍둥이 자매의 국제 이적이 가능하다고 유권해석해 ITC를 직권으로 승인하면 자매는 이를 근거로 주한 그리스대사관에서 취업 비자를 받아 10월9일 시작하는 그리스 리그에서 뛸 수 있다. ‘포스온라인’은 “이재영·다영 자매가 한국에서 인기가 높다”며 그리스 리그에 대한 한국 내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재영·다영 자매에겐 배구선수로서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둘은 각각 4만유로(약 5560만원) 수준의 연봉을 받고 뛴다. 지난 2020~2021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맺으면서 이재영은 총 6억원(연봉 4억원), 이다영은 총 4억원(연봉 3억원)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총액 기준 10% 정도밖에 안 된다. 비교적 좋은 시스템이 갖춰진 V리그와 비교할 때 열악한 환경에서 체류비와 통역 비용까지 부담하면서 낯선 외인 선수라는 신분으로 경쟁하게 됐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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