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에 뒤덮인 '한반도 산림'
[경향신문]
칡 등 기후변화에 급성장
산림청 “4만5000㏊ 피해”
칡 등 덩굴식물로 인한 산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 7월 칡과 외래종인 환삼덩굴, 가시박 등 전국의 덩굴류 분포 현황을 조사한 결과, 덩굴류로 피해를 입은 산림이 약 4만5000㏊(전체 산림 면적 633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올해 지역별 덩굴식물 피해 현황을 보면 전남(2만125㏊), 경남(2788㏊) 등 남부지역에서 피해가 컸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제주(2106㏊) 지역도 덩굴류로 인한 피해 규모가 작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163㏊), 부산(92㏊), 인천(623㏊), 대전(35㏊) 등 대도시 지역 산림도 덩굴류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칡 등 덩굴식물에 의한 피해는 나무 생육이 어려운 계곡이나 산림 내 공한지, 햇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도로변 사면 등에서 주로 나타났으나 요즘은 조림지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올해 조림지의 덩굴식물 피해면적은 1만6679㏊에 이른다.
산림청과 지자체 등은 매년 덩굴류 제거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면적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의 덩굴류 피해면적은 각각 3만4000㏊와 4만1000㏊였지만 올해는 4만5000㏊를 넘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칡덩굴의 성장 속도가 예전보다 빨라지면서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다고 산림청은 밝혔다.
산림청은 올해 2만6000㏊의 칡덩굴을 제거할 예정이다. 이는 전체 덩굴류 피해면적의 59% 수준이다. 나머지는 손도 대지 못하는 상황이다. 산림청은 덩굴 집중 분포지에 대해서는 약제를 사용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동원하고 있다. 뿌리에 이들 식물을 고사시키는 성분이 있는 약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뿌리가 깊고 넓게 퍼져 있어 이듬해에 다시 자라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산림청은 칡덩굴 등 콩과식물만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저독성 약제를 사용해서 다른 식물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림청 관계자는 “덩굴식물은 산림을 뒤덮어가면서 그 안에 있는 나무를 고사시키는 등 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시킨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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