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4강 진출전 '두 개의 전쟁'
[경향신문]
남은 5차례 토론회가 변수로
국민의힘 대선 경선 리그가 치열해지고 있다. 홍준표 의원의 약진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양강 구도가 됐다. 현재로선 누가 1위로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 3위를 지키고 있고, 중하위권 주자들이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면서 본경선 마지막 티켓인 4위 자리를 두고도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2차 예비경선 발표일인 다음달 8일까지 남아 있는 5차례의 TV토론회가 순위 결정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 1위 주자였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윤석열 대세론은 사라졌다. 특히 홍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3위, 야권 주자 내 적합도 1위를 기록하면서 경선 결과는 예측할 수 없게 됐다. 1차 예비경선 때도 구체적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득표율이 크게 차이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대세론이 붕괴된 것은 ‘처가 리스크’, ‘고발 사주’ 의혹, 잇따른 각종 설화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승세를 이어가던 홍 의원도 16일 첫 TV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가 “과도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가 번복하면서 타격을 입은 상태다. 두 사람이 각각 실점을 한 상황이라 향후 득점 공방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22일 외교·안보 분야 정책을 발표했다. 대북 정책으로는 판문점에 남·북·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미관계에선 미·일·인도·호주 4개국 협의체인 쿼드 산하의 백신·기후변화·신기술 워킹그룹에 참여해 추후 정식으로 합류하는 점진적 접근법을 제시했다. 대중 정책으로는 한·중 고위급 전략대화 정례화를 내놨다. 또 북한의 위협이 있다면 미국에 전술핵 배치와 핵 공유를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표철수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방송토론 총괄특보로 영입했다.
4강 티켓을 두고 벌어지는 중하위권 경쟁도 1위 싸움 못지않다. 유 전 의원이 안정적인 3위권으로 평가받으면서 안상수 전 인천시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최재형 전 감사원장, 하태경 의원, 황교안 전 대표 등 나머지 5명이 경쟁하는 그림이 만들어졌다. 최 전 원장은 준비 부족과 캠프 해체로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4위 안에 들어가 본경선에 진출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대선 이후 정치 행보를 위해서도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23일 오후 5시 2차 토론회를 한다.
2번의 토론회를 포함해 다음달 8일 2차 예비경선 결과 발표일까지 총 6차례 토론회를 거친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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